[과학카페] 세차 필요없는 자동차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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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양승만 교수팀
연꽃잎 나노구조 기술 개발
연꽃잎 나노구조 기술 개발
연꽃이 흙탕물 속에서도 깨끗하게 피어나는 원리는 뭘까.
카이스트(KAIST) 생명화학공학과 양승만 교수팀은 24일 연꽃잎 같은 나노구조를 가진 미세입자를 생성해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여러 국제학술지가 이 기술을 주목하는 것은 비에 젖지 않는 옷,눈물에 얼룩지지 않는 화장품 등 일상에서 한번쯤 생각해봄직한 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기 때문이다. 논문에 따르면 크기가 수백 나노미터인 균일한 유리구슬을 감광성 액체에 넣으면 수십 나노미터의 균일한 액체 방울이 만들어진다. 이것을 물에 넣은 다음 물-감광성 액체-유리구슬 사이 표면 장력 균형을 유지하면 촘촘한 육방밀집구조가 된다. 여기에 자외선 처리를 해 단단하게 만들면 수천 개의 유리구슬이 박혀 있는 입자가 생성된다. 이 입자를 불화수소산(HF)으로 녹여내면 골프공처럼 분화구가 촘촘하게 박힌 미세입자가 생성되는데,이때 플라즈마(높은 에너지를 갖는 기체이온)를 쬐어 주면 분화구가 깊게 파이면서 연꽃잎 나노구조가 형성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식물인 끈끈이 주걱이나 물위를 걷는 소금쟁이,물에 젖지 않는 나비 날개 등은 모두 자연속 연꽃잎 나노구조다. 연꽃잎 나노구조는 물이 닿으면 퍼지지 않고 그대로 흘러내려 먼지를 쓸어내는 자기세정능력이 있으며,공기 중의 수증기를 응축해 물방울을 만드는 능력도 있다. 사막에 사는 딱정벌레가 스스로 갈증을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동안 이 같은 나노공정을 사용한 연꽃잎 효과는 종종 보고됐으나 이번 연구는 머리카락보다 더 가는 미세한 입자 표면에 자기 조립방식으로 연꽃잎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를 분무기로 만들어 뿌리면 세차가 필요없는 자동차,김이 서리지 않는 유리도 만들 수 있다.
이 논문은 최근 네이처 및 네이처나노테크놀로지에 '주목할 만한 연구'로 실렸으며 화학분야 저명학술지 '안게반테 케미' 4월호에는 표지 논문 및 VIP 논문으로 게재됐다. 양 교수는 "물위를 걷는 마이크로로봇 등 기계공학이나 LCD 등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도 연꽃잎 효과를 이용한 코팅 기술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