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나는 매파 아니다…소신은 상황에 맞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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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마지막 경제동향간담회
이달 말 퇴임하는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나는 매파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24일 오전 한은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언론에서 매파로 분류하더라"는 참석자의 말에 "가장 닮고 싶은 사람은 작은 것에는 작게,큰 것에는 크게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통화정책도 그런 대응이 요구되고 소신은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져야 한다"고 답했다.
'매파'란 물가 안정을 중시해 금리를 다소 높게 가져가야 한다고 보는 측.이 총재는 부총재 시절부터 저금리의 부작용을 강조해 전형적인 매파로 구분됐다.
그는 "정부와 싸우고 싶지 않았고 매파처럼 보이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며 "형편에 따라 적절한 대응을 하려 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도 "통화정책은 소신으로 하는 게 아니며 소신도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총재의 이 같은 일련의 발언은 연 2.0%의 기준금리를 조금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것이 '매파'여서 나온 게 아니라 최근의 경제상황을 봤을 때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란 판단에서 나온 것임을 피력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 시장 관계자는 "매파냐 아니냐의 구분은 자신이 하는 게 아니라 3자가 하는 것이며 속마음이 아니라 바깥으로 드러난 것을 기준으로 한다"면서 "이 총재는 뭐니뭐니해도 전형적인 매파로 볼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