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들의 지난해 상장사 이익 추정치가 예년에 비해 한결 정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회복 과정에서 기업들의 이익개선 추세를 제대로 따라잡으면서 추정치와 실제 실적 간 오차가 3%대로 크게 줄었다. 하지만 매년 4분기 실적은 실제보다 부풀려 예측하는 등 분기별 정확도는 여전히 들쑥날쑥한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지난 5년 동안 실적 추정치가 있는 148개 상장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실적 평균 추정치(컨센서스)와 실제 실적 간 차이를 나타내는 괴리율은 지난해 영업이익 기준 3.8%로 근래 들어 가장 낮게 나타났다.

과거 5년 동안 괴리율은 2007년(6.2%)을 제외하고 2005~2008년 모두 10%대가 넘었다. 2006년에는 13.1%,2008년에도 10.9%에 이르렀다. 이처럼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추정치가 실제보다 크게 부풀려진 경우가 많았지만 지난해엔 정확도가 크게 개선된 것이다.

기업별로 LG하우시스 NHN 대한전선 YBM시사닷컴 현대모비스 삼성카드 웅진씽크빅 유한양행 LS산전 신세계 휴켐스 현대산업 등은 괴리율이 1% 미만일 정도로 실제 실적에 부합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괴리율도 2.8%에 그쳤다.

안병국 대우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지난해 경기 회복기에서 기업 이익이 바닥을 찍고 턴어라운드하는 국면이어서 실적 방향성을 예측하기가 과거에 비해 무난했던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현대차 기아차 삼성엔지니어링 대한항공 제일기획 다음 롯데제과 엔씨소프트 등과 같이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깜짝 실적'이 잇따른 영향도 적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애널리스트들의 '실력'이 늘긴 했지만 분기별 실적 추정치에 대한 정확도는 들쑥날쑥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괴리율은 1.9%에 그칠 정도로 정확했지만 4분기는 14.7%에 달해 오차가 컸다. 특히 4분기 예상치는 괴리율이 해마다 크게 나타나 신뢰도가 떨어진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8년 4분기에는 괴리율이 62.9%에 달했으며 다른 해에도 15% 안팎의 오차가 발생했다.

김희망 에프앤가이드 연구원은 "4분기에는 성과급과 같은 인건비와 마케팅비 등 의 비용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마지막 분기 때 세금문제 등을 비용처리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도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올 1분기 실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점이지만 1분기 예상치도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2007년 1분기 괴리율은 3.54%에 불과했지만 나머지는 모두 10~15%에 해당됐다. 작년 1분기 괴리율은 14.4%였다.

안 팀장은 "1분기는 기업들이 계절적인 비수기인 데가 많고 사업계획을 짜는 시점이어서 예측이 쉽지 않다"며 "2분기나 3분기는 영업이 정상 궤도로 들어서는 시기라 오차가 덜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