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의 경영 복귀에 따라 강원도 평창의 2018 동계올림픽 유치가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지난달 초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복귀한 데 이어 올림픽 공식 파트너인 삼성전자의 회장 타이틀까지 달면서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에 큰 힘을 실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황덕창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미디어팀장은 24일 "삼성전자 회장으로 복귀한 이 위원이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에 적극 나서면 세계의 이목이 쏠릴 것"이라며 "국제 스포츠계의 영향력이 큰 데다 온 국민의 동계올림픽 유치 열망을 하나로 묶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인용 삼성그룹 부사장도 "(이 회장의 복귀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사실 유치 활동에 삼성전자 회장이라는 타이틀이 힘이 된다"고 말했다.

평창은 2018 동계올림픽 유치를 두고 뮌헨(독일) 안시(프랑스)와 3파전을 벌이고 있다. 내년 7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리는 IOC 총회에서 동계올림픽 개최지가 최종 결정된다. 한국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IOC 위원 수와 지명도,국제 스포츠계 네트워크 등에서 라이벌 도시에 밀린다는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달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들이 스피드스케이팅과 피겨스케이팅 쇼트트랙에서 6개의 금메달을 획득,종합 5위에 오르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만큼 평창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스포츠 단체장,강원도 지자체장 등으로 이뤄진 유치위원(77명)들도 이구동성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 유치위원은 "이 회장은 15년가량 IOC 위원으로 활동해온 경력이 있는 데다 삼성의 지명도와 인적 네트워크,영향력 등을 활용하면 동계올림픽 유치 가능성이 한층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국내에서도 동계올림픽 유치와 관련해 주요 대기업의 원활한 협조를 이끌어낼 가능성이 크다. 운신의 폭이 넓어진 만큼 대기업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이들의 해외 네트워크를 가동해 '평창 알리기'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이 회장도 삼성전자의 경영과 더불어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에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동계올림픽 유치가 온 국민의 관심사인 만큼 이 회장도 평창 유치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우선 순위에서도 다른 현안에 앞설 것"이라고 전했다.

이 회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전시회에 전 · 현직 IOC 위원 3명을 초청해 삼성전자 전시관을 함께 둘러보는 등 삼성전자를 올림픽 유치활동의 전초기지로 삼고 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