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회장 전격 복귀] 신속·과감한 의사결정…위기극복 현장엔 늘 '오너'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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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오너경영인가
현대車 정몽구회장 품질경영
7년만에 글로벌 '톱5' 도약
두산, M&A로 주력사업 변신
장기비전·리스크 관리 탁월
외부와의 소통 부재
견제없는 폐쇄 구조는 '비판'
현대車 정몽구회장 품질경영
7년만에 글로벌 '톱5' 도약
두산, M&A로 주력사업 변신
장기비전·리스크 관리 탁월
외부와의 소통 부재
견제없는 폐쇄 구조는 '비판'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경영일선 복귀로 오너(owner) 경영의 장점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한국 대기업의 눈부신 성장 비결로 전문가들은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 결정과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특징으로 한 오너경영을 들었다. 특히 현대차와 SK 한화 두산 등은 한 차례씩 오너십의 위기를 겪으면서 경영복귀 후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한국식 성장모델로 자리잡은 오너경영
삼성과 현대차 그룹을 비롯 글로벌 플레이어의 입지를 굳히고 있는 기업들의 공통점은 강력한 오너십과 체계적인 경영 시스템이 결합된 효율적인 의사결정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그 단적인 사례가 현대차 정몽구 회장의 품질 경영이다. 현대차 그룹이 2000년 현대그룹에서 분가한 지 불과 7년 만에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글로벌 톱 5로 올라서고 국내에서 재계 서열 2위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도 정 회장의 경영철학이 바탕이 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고위 경영층부터 생산과 영업직 말단에 이르기까지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업문화를 만들어 낸 것이 도약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 회장은 매년 경영화두를 제시하는 신년사에서 '품질'을 빠뜨리지 않았고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글로벌 생산체제를 구축할 때도 최우선 과제로 품질을 제시했다.
최근 대한생명의 성공적인 상장과 함께 제2의 도약 기회를 맞고 있는 한화그룹 역시 김승연 회장 중심의 일사불란한 의사결정 체계가 강점으로 꼽힌다. 한화 관계자는 "오너 경영의 최대 장점은 5~10년 후를 내다보는 경영을 하게 된다는 점"이라며 "단기 성과와 업적주의에 치우치는 전문경영인 체제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말했다. 대한생명의 상장을 통해 금융을 통한 성장의 축을 확보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것도 오너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한화가 외환위기 당시 계열사를 32개에서 15개로 대폭 축소하는 등 과감하고 신속한 구조조정을 전개,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것도 오너의 결단이 있어서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위기에 강한 경영시스템
오너 경영의 특징 중 하나는 평상시보다는 위기상황에서 주로 채택되는 경영시스템이라는 점이다. 중요하지만 리스크가 큰 의사결정이 필요한 경우 오너가 결정적이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건희 회장이 경영 복귀 일성으로 '위기 극복'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두산그룹이 과거 소비재 중심에서 중후장대형 인프라 사업중심으로 성공적인 변신을 꾀할 수 있었던 것도 오너의 결단에 의해서 가능했다는 게 그룹 측 설명이다. 1995년 "이대로 가면 10년 내 망한다"는 맥킨지의 충격적인 컨설팅 보고서를 받아들여 OB맥주 등 주력사업을 과감히 매각하고 서울 을지로 본사까지 매각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리면서 외환위기를 헤쳐갈 수 있었다는 것이다.
두산은 이후 두산중공업(옛 한국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옛 대우종합기계),두산건설(옛 고려산업개발) 등을 성공적으로 인수한 데 이어 밥캣과 스코다파워 등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선진업체를 과감히 사들임으로써 성공적인 사업재편을 이뤄냈다. 두산 관계자는 "새로운 성장 산업의 발굴을 위한 과감한 의사결정은 전문경영인 체제하에서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진 경영 시스템과 접목 시너지 효과
오너경영이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원인 중 하나는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독단적 의사결정의 폐해를 제어할 수 있는 경영시스템이 마련된 데다 기업들의 높아진 도덕성을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SK의 경우 2003년 분식회계 사건을 거치면서 사외이사의 비중이 70%에 달하는 투명한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었다. 이후 최태원 회장을 중심으로 효율적이면서도 개방적인 이사회 구조를 확립,주주가치를 높이면서 사회적 기업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2004년 최태원 회장의 경영복귀 이후 해외자원 개발에 연간 4000억~5000억원을 투자,원유 확보량을 연 3억배럴에서 5.2억배럴로 늘리는 등 기업의 미래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였다.
현대차도 2006년 비자금 로비사건 이후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하고 투명경영을 도입하면서 강력한 오너십과의 시너지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태현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금의 대기업 오너들은 기업의 성장과 장기발전에 대한 강한 목표인식과 함께 과거에 비해 높아진 윤리의식과 강한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있어 오너십 경영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
◆한국식 성장모델로 자리잡은 오너경영
삼성과 현대차 그룹을 비롯 글로벌 플레이어의 입지를 굳히고 있는 기업들의 공통점은 강력한 오너십과 체계적인 경영 시스템이 결합된 효율적인 의사결정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그 단적인 사례가 현대차 정몽구 회장의 품질 경영이다. 현대차 그룹이 2000년 현대그룹에서 분가한 지 불과 7년 만에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글로벌 톱 5로 올라서고 국내에서 재계 서열 2위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도 정 회장의 경영철학이 바탕이 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고위 경영층부터 생산과 영업직 말단에 이르기까지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업문화를 만들어 낸 것이 도약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 회장은 매년 경영화두를 제시하는 신년사에서 '품질'을 빠뜨리지 않았고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글로벌 생산체제를 구축할 때도 최우선 과제로 품질을 제시했다.
최근 대한생명의 성공적인 상장과 함께 제2의 도약 기회를 맞고 있는 한화그룹 역시 김승연 회장 중심의 일사불란한 의사결정 체계가 강점으로 꼽힌다. 한화 관계자는 "오너 경영의 최대 장점은 5~10년 후를 내다보는 경영을 하게 된다는 점"이라며 "단기 성과와 업적주의에 치우치는 전문경영인 체제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말했다. 대한생명의 상장을 통해 금융을 통한 성장의 축을 확보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것도 오너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한화가 외환위기 당시 계열사를 32개에서 15개로 대폭 축소하는 등 과감하고 신속한 구조조정을 전개,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것도 오너의 결단이 있어서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위기에 강한 경영시스템
오너 경영의 특징 중 하나는 평상시보다는 위기상황에서 주로 채택되는 경영시스템이라는 점이다. 중요하지만 리스크가 큰 의사결정이 필요한 경우 오너가 결정적이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건희 회장이 경영 복귀 일성으로 '위기 극복'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두산그룹이 과거 소비재 중심에서 중후장대형 인프라 사업중심으로 성공적인 변신을 꾀할 수 있었던 것도 오너의 결단에 의해서 가능했다는 게 그룹 측 설명이다. 1995년 "이대로 가면 10년 내 망한다"는 맥킨지의 충격적인 컨설팅 보고서를 받아들여 OB맥주 등 주력사업을 과감히 매각하고 서울 을지로 본사까지 매각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리면서 외환위기를 헤쳐갈 수 있었다는 것이다.
두산은 이후 두산중공업(옛 한국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옛 대우종합기계),두산건설(옛 고려산업개발) 등을 성공적으로 인수한 데 이어 밥캣과 스코다파워 등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선진업체를 과감히 사들임으로써 성공적인 사업재편을 이뤄냈다. 두산 관계자는 "새로운 성장 산업의 발굴을 위한 과감한 의사결정은 전문경영인 체제하에서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진 경영 시스템과 접목 시너지 효과
오너경영이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원인 중 하나는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독단적 의사결정의 폐해를 제어할 수 있는 경영시스템이 마련된 데다 기업들의 높아진 도덕성을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SK의 경우 2003년 분식회계 사건을 거치면서 사외이사의 비중이 70%에 달하는 투명한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었다. 이후 최태원 회장을 중심으로 효율적이면서도 개방적인 이사회 구조를 확립,주주가치를 높이면서 사회적 기업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2004년 최태원 회장의 경영복귀 이후 해외자원 개발에 연간 4000억~5000억원을 투자,원유 확보량을 연 3억배럴에서 5.2억배럴로 늘리는 등 기업의 미래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였다.
현대차도 2006년 비자금 로비사건 이후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하고 투명경영을 도입하면서 강력한 오너십과의 시너지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태현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금의 대기업 오너들은 기업의 성장과 장기발전에 대한 강한 목표인식과 함께 과거에 비해 높아진 윤리의식과 강한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있어 오너십 경영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