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외국인이 주도하는 증시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고용시장과 소비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미국증시가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고, 이 같은 미국증시 흐름이 국내 투자자들의 심리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기 때문이다.
또한 1분기 실적 발표 시기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애널리스트들이 지금까지의 영업 성과를 토대로 기존 실적 전망치를 수정하면서 종목 및 업종별 차별화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를 감안하면 외국인 선호도가 높은 기존 주도주인 IT(정보기술)과 자동차주 위주의 대응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IT와 자동차 업체들의 올해 1분기 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가 꾸준하게 상향 조정되고 있고, 2분기 실적도 전 분기보다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후 중국이 위안화 절상을 단행한다면 국내 가전과 자동차 업체들이 중국 가계의 구매력·내수시장 확대의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다만 주식시장에서 국내기업들의 올 1분기 실적의 정점 통과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1분기 실적이 좋은 업종을 적극 매수하기보다는 이익모멘텀 둔화를 앞두고 오히려 호실적 업종을 내다팔아 이익을 실현하는 편이 낫다는 의견이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산업지수 및 S&P500지수가 18개월래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미국 증시 호조는 이날 상승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2월 기존주택 판매 지표가 양호하게 발표됐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건강보험 개혁안에 서명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 다우존스산업지수는 전날보다 102.94포인트(0.95%) 상승한 1만888.83을 기록, 18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S&P500지수 역시 8.36포인트(0.72%) 오른 1174.17을 기록해 18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19.84포인트(0.83%) 상승한 2415.24로 장을 마쳤다.
◆ 신한금융투자 "外人 주도 장세 지속…IT·車 주목"
신한금융투자는 미국증시의 강세를 기반으로 국내증시에서 외국인들의 안정적인 매수세 역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외국인이 사들이고 있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업종에 주목할 것으로 권고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주택시장의 완전한 회복까지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고용시장과 소비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미국증시가 안정세를 타고 있다"면서 "이런 미국증시 흐름은 국내 투자자들의 심리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펀더멘털(기초체력) 측면의 기대감과 외국인투자자들의 안정적인 매수세라는 국내증시 반등 축도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우선적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핵심 수출주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證 "프리어닝시즌 돌입…지수보다 종목"
현대증권은 '프리어닝시즌'(pre-earning season)이 이미 진행 중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실적전망치를 놓고 종목별 차별화가 더욱 심화될 수 있는 만큼 지수보다는 종목별 대응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1분기 '어닝 시즌(earning season)'을 앞두고 애널리스트들이 지금까지의 영업 성과를 토대로 기존 실적 전망치를 수정하는 프리어닝 시즌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3월 하순으로 접어들면서 종목별로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빠르게 반영되는 모습"이라며 "같은 정보기술 업종에서도 삼성전기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주가는 양호한 반면 LG전자는 약세를 면치 못하는 등 주가 차별화 양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배 연구원은 "지수가 1700선에 근접하면서 주식형 펀드로의 환매가 계속되는 상황"이라며 "제한된 수급 상황에서 기관 투자자가 시장 수익률을 따라가기 위해 실적전망이 나쁜 종목을 매도하고, 실적전망이 좋은 종목을 매수하는 현상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시장에서는 1분기 주요기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3분기 실적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다만 1분기 이후 기저효과 약화에 따른 모멘텀 둔화와 경기 모멘텀 약화에 따른 1분기 이후 실적 추정치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해 전고점 돌파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 우리證 "IT·車 중심 선별 대응이 바람직"
우리투자증권은 현 시점에서 실적, 모멘텀(계기), 수급 요인을 모두 갖춘 IT(정보기술)과 자동차 업종 중심의 선별적인 대응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 증권사 박성훈 애널리스트는 "이미 노출된 악재들의 재부상으로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더라도 그 폭이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고, 글로벌 증시 움직임에 따라 추가적인 반등도 기대해 볼 만하다"며 "업종 및 종목별 차별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IT와 자동차 업종 내에서 유망종목을 선별해 나가는 전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IT와 자동차 업체들의 올해 1분기 순이익 예상치(컨센서스 기준)가 꾸준하게 상향 조정되고 있고, 2분기 실적도 전 분기보다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모멘텀 측면의 경우 이후 중국이 위안화 절상을 단행한다면 국내 가전과 자동차 업체들이 중국 가계의 구매력·내수시장 확대의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박 애널리스트는 전망했다.
또한 수급상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실적, 모멘텀, 수급이라는 세박자가 동시에 맞아떨어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IT와 자동차주가 당분간 주도주의 위치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전방산업 호조에 따른 수혜를 기대해 볼 수 있는 IT와 자동차 업종 내 부품·장비주에 대해서도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신영證 "국내기업 이익 1분기가 정점일 가능성 높아"
신영증권은 24일 추가적인 수출주의 이익상향 전까지는 국내기업들 이익의 정점 통과(Peak out)를 대비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이경수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올 1분기 이익은 지난해 4분기 대비 순이익 기준으로 22%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통신서비스 유틸리티 기계 은행 전자 증권 제약 업종이 가장 큰 실적호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적발표가 다가오는 현재 1분기에 대한 이익전망치의 상향조정 폭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1분기 이익을 소폭 상향시키는 움직임이 관찰돼 기대감을 버릴 수는 없지만 현재로써는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 않다고 보는 것이 무난하다는 것.
이 애널리스트는 "1분기 실적이 올해 가장 큰 모멘텀이 될 수 있고, 갈수록 이익모멘텀이 둔화될 수 있다"면서 "1분기 실적이 좋은 업종을 본격적으로 매수하는 전략보다는 이익의 정점 통과를 앞두고 호실적 업종에 대해 차익실현을 하는 전략이 긍정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