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과거 유고연방 시절,유고는 군수품 수출로 큰 명성을 얻었다.유고연방이 구 소련의 T-72전차를 개량한 M-84전차의 경우,전세계 각지로 불티나게 팔렸고 1991년 걸프전에선 쿠웨이트 군대에 의해 본토 탈환전에서 큰 활약을 하기도 했다.하지만 유고내전 이후 옛 유고의 군수산업의 명성도 사라졌다.M-84전차만 해도 각 부품을 세르비아,보스니아,몬테네그로에서 나눠 생산한데다 최종 조립을 세르비아서 했던 탓에 각 나라가 분리독립한 이후 산업의 명맥을 이어가기 어려웠기 때문이다.하지만 군수산업 분야에서 옛 유고의 명성을 이제 세르비아가 이어가기 시작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 “올해 5억달러어치 각종 총포류와 군사장비 수출이 예상되는 등 세르비아 군수산업이 최근 눈부시게 부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군수품 수출은 세르비아 수출의 4%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지난 2002년 1억달러 안팎이던 세르비아 무기 수출은 2008년 4억달러 수준까지 치솟았었다.믈라잔 딘키치 세르비아 경제장관이 공개적으로 “경제위기 속에서도 세르비아 군수산업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격찬할 정도라는 것.

총기생산 업체인 자스타바무깃나 경비행기 생산업체 우트바항공 등은 글로벌 무기상들의 주목을 한몸에 받기 시작했다.세르비아 군수산업이 이처럼 부활하게 된 것은 옛 유고연방 시절 구축됐던 무기거래의 끈들이 빠르게 회복됐기 때문이다.국내 정치가 안정된 뒤에는 싸고 질좋은 무기를 생산한다는 옛 유고의 명성을 세르비아가 되찾고 있는 점도 한몫했다.

과거 밀접한 군사협력을 이뤘던 이라크와의 관계는 특히 주목할만하다.베오그라드 군사학교에서는 이라크 장교들과 의무병들에 대한 교육이 시작됐고 이제 세르비아 관료들은 “이라크 공군 재건 산업에 옛유고가 이라크에 수출했던 미그기 대체사업도 세르비아가 맡아야 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이라크는 미군 철수 이후 700억달러 규모의 재건사업을 구상하고 있다.이라크 군사분야 재건에 세르비아가 어느 정도 관여할 수 있을지 세계 군수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