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머뭇거리지 마라…또 다른 일본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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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재발견 | 이우광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342쪽 | 1만3000원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칭송받던 도요타의 대규모 리콜 사태와 일본항공(JAL)의 파산 신청,장기금리 수준인 1.3%에 불과한 제조업체의 평균 영업이익률,모든 면에서 의욕을 잃고 '하류인생'으로 전락하고 있는 젊은이들….경제대국 일본은 정말 이렇게 무너지는 것일까.
30년 이상 일본을 연구해온 이우광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연구실 부장은 《일본 재발견》에서 "과소평가도,과대평가도 아닌 있는 그대로의 일본을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사회 · 문화,최고경영자(CEO),경쟁력,기업 · 전략,시스템 등 5개의 창을 통해 일본을 꼼꼼히 분석한다.
우선 일본의 변화는 젊은이들로부터 시작됐다며 '잃어버린 10년' 시절에 성장기를 보내고 별다른 성공을 경험하지 못한 젊은 세대가 모든 면에서 의욕을 상실한 '하류'의 주인공이 된 현실을 점검한다. 최소한의 소비만으로 만족하는 '미니멈 라이프',술도 여자도 즐기지 않는 '초식남'의 탄생,줄어든 급여 때문에 결혼을 하지 못하는 현실이 황혼 이혼과 더불어 만들어낸 '더블싱글 사회'….이런 변화를 알아야 일본을 제대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자본과 기술 수준이 뒤떨어졌던 한국 기업들이 1990년대 중반 이후 반도체,액정패널,LCD TV,휴대전화,조선,철강 등에서 일본 기업을 따라잡은 것은 기술력보다 전략적 승리였다고 평가한다. 당시 일본 기업들은 버블 후유증인 인력 · 설비 · 차입금 등 '3대 과잉' 때문에 대규모 투자 여력이 없었다.
이에 비해 한국 기업들은 과감하고 신속하게 '선택과 집중' 전략을 추진했다. 또 선택한 사업 분야에는 대형 설비투자를 집중했다. 좁은 국내 시장과 선진국 시장에서의 경쟁력 부족을 감안해 시장을 브릭스 등으로 확대했다. 바로 이런 전략이 2000년대 들어 큰 성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세계 최고를 자부하던 도요타의 실패 또한 전략부재 탓이라고 분석한다. 도요타는 금융위기 이전의 버블에 의한 가수요를 잘못 읽고 미국 등의 생산설비를 확대했다. 그 결과 지난해부터 대규모 적자를 내게 됐고,리콜 사태까지 맞았다. '필요한 때에 필요한 양만큼 만든다'는 도요타의 생산 시스템은 훌륭하지만 본사의 전략기능이 약해서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일본은 결코 이대로 주저앉지 않을 것이라고 저자는 전망한다. 사양산업인 의류업에서 성공 신화를 쓰고 있는 유니클로,반상식 경영으로 대기업과 차별화하고 있는 미라이공업,직원의 70%가 장애인인 문구업체 일본이화학공업주식회사,경영자와 사원 모두가 위기의식을 공유한 채 나홀로 승승장구하는 닌텐도 등이 그런 경우다.
저자는 "지금까지 신흥국 시장에서 개가를 올린 우리 기업들과 중국 · 일본 연합전선 간의 치열한 격돌이 예상된다"며 "우리 기업들은 예전과는 다른 차원에서 일본 기업과 전쟁을 치러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금이 진짜 위기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며 24일 삼성전자 회장으로 복귀한 이건희 회장의 경고와 너무나 닮았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30년 이상 일본을 연구해온 이우광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연구실 부장은 《일본 재발견》에서 "과소평가도,과대평가도 아닌 있는 그대로의 일본을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사회 · 문화,최고경영자(CEO),경쟁력,기업 · 전략,시스템 등 5개의 창을 통해 일본을 꼼꼼히 분석한다.
우선 일본의 변화는 젊은이들로부터 시작됐다며 '잃어버린 10년' 시절에 성장기를 보내고 별다른 성공을 경험하지 못한 젊은 세대가 모든 면에서 의욕을 상실한 '하류'의 주인공이 된 현실을 점검한다. 최소한의 소비만으로 만족하는 '미니멈 라이프',술도 여자도 즐기지 않는 '초식남'의 탄생,줄어든 급여 때문에 결혼을 하지 못하는 현실이 황혼 이혼과 더불어 만들어낸 '더블싱글 사회'….이런 변화를 알아야 일본을 제대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자본과 기술 수준이 뒤떨어졌던 한국 기업들이 1990년대 중반 이후 반도체,액정패널,LCD TV,휴대전화,조선,철강 등에서 일본 기업을 따라잡은 것은 기술력보다 전략적 승리였다고 평가한다. 당시 일본 기업들은 버블 후유증인 인력 · 설비 · 차입금 등 '3대 과잉' 때문에 대규모 투자 여력이 없었다.
이에 비해 한국 기업들은 과감하고 신속하게 '선택과 집중' 전략을 추진했다. 또 선택한 사업 분야에는 대형 설비투자를 집중했다. 좁은 국내 시장과 선진국 시장에서의 경쟁력 부족을 감안해 시장을 브릭스 등으로 확대했다. 바로 이런 전략이 2000년대 들어 큰 성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세계 최고를 자부하던 도요타의 실패 또한 전략부재 탓이라고 분석한다. 도요타는 금융위기 이전의 버블에 의한 가수요를 잘못 읽고 미국 등의 생산설비를 확대했다. 그 결과 지난해부터 대규모 적자를 내게 됐고,리콜 사태까지 맞았다. '필요한 때에 필요한 양만큼 만든다'는 도요타의 생산 시스템은 훌륭하지만 본사의 전략기능이 약해서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일본은 결코 이대로 주저앉지 않을 것이라고 저자는 전망한다. 사양산업인 의류업에서 성공 신화를 쓰고 있는 유니클로,반상식 경영으로 대기업과 차별화하고 있는 미라이공업,직원의 70%가 장애인인 문구업체 일본이화학공업주식회사,경영자와 사원 모두가 위기의식을 공유한 채 나홀로 승승장구하는 닌텐도 등이 그런 경우다.
저자는 "지금까지 신흥국 시장에서 개가를 올린 우리 기업들과 중국 · 일본 연합전선 간의 치열한 격돌이 예상된다"며 "우리 기업들은 예전과는 다른 차원에서 일본 기업과 전쟁을 치러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금이 진짜 위기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며 24일 삼성전자 회장으로 복귀한 이건희 회장의 경고와 너무나 닮았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