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부터 미술시장이 '바닥'을 찍은 것 같아요.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국내외 경제 변수가 없는 한 이르면 올 하반기에 회복될 것으로 봅니다. "

김순응 K옥션 대표(57)는 25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올해 미술시장을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국내 미술시장의 대표적 애널리스트인 김 대표는 "지난 10,11일 열린 K옥션,서울옥션의 올해 첫 경매 총액이 약 100억원으로 작년 초의 2배,2001년 경매시장 규모의 2.5 배 수준을 기록했다"며 "이는 지난 10년간 그만큼 시장이 꾸준히 성장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뉴욕대학의 그림가격지수인 메이-모제스지수 또한 작년 하분기부터 바닥을 치고 상승곡선을 그리는 등 해외에서도 확연히 시장이 좋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술시장 회복의 근거 중 하나로 작품 가격이 지난 2년간 많이 떨어졌다는 점을 든다. "최근 3년간 그림값이 고점 대비 40~60%까지 조정을 받은 것 같아요. 실제로 통화량이 늘어난 요즘 같은 시기가 되레 미술품 구입의 적기겠지요. "

미술품은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이나 통화가치 변동 등에 대한 효율적인 헤지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미술시장의 저변이 넓어진 것도 지속 성장의 요인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10년 전만 해도 미술품 경매 고객이 50여명에 머물렀어요. 하지만 최근에는 경매 때마다 수백명이 북적입니다. 온라인 경매 시장도 활발하죠.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미술시장은 꾸준히 성장한 겁니다. "

그는 일부 전문가들이 제기하는 미술 경기의 '10년 주기설(10년 단위로 불황 · 호황반복)'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1985~1990년 미술품 값이 올랐다 하락한 뒤 횡보세를 보이며 바닥이 넓은 U자형의 움직임을 보였고 2000년 들어서야 회복됐다는 과거 사례를 들어 미술 불황이 오래 갈 것이라는 전망은 잘못됐다는 것.

"198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미술품이 투자자산으로 인식되지 않았지만 2000년대 들어 달라졌어요. 미술품 값이 하락하기를 기다리는 대기 매수자들이 많습니다. 경제 전반의 흐름에 맞춰 미술시장의 주기도 짧아질 거예요. "

그는 최근 아트펀드의 초라한 성적표에 대해서도 "미술품은 매일 거래가 가능한 주식이나 채권과 달리 특정 시간대,그것도 특정 고객이 있을 때에만 거래할 수 있는 품목"이라며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