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실이 지난 1시간 동안 전력을 2㎾나 소비했어요. 선생님, 다음 시간에는 에어컨을 끄겠습니다. "

호주 브리즈번 북서쪽 외곽의 작은 도시 이튼스힐에 위치한 이튼스힐공립학교 7학년(한국 중1에 해당) 에이미는 "매 시간 수업이 끝난 후 교실에 설치된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우리 반이 쓴 전력량을 확인하고 있다"며 "다른 반보다 더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튼스힐은 브리즈번 최초로 태양광으로 운영되는 학교다. 이 학교는 7년 전 본관 건물 지붕에 12개의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시간당 6㎾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이 전력으로 학교가 매일 필요한 에너지 수요를 모두 충당할 수는 없지만 태양광에너지 사용 후 전체 전력비의 30%가량을 절감했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학교는 이를 통해 지난 6년간 8000여만원을 절약했다. 이와 함께 운동장 지하에 폐수 활용 장치도 설치해 수도 비용을 90% 이상 줄였다.

이 학교는 모든 학생이 전력의 수요-공급 현황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교실마다 컴퓨터 모니터를 설치하고 에너지 소비량 등을 그래프로 나타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모니터를 통해 학생들은 기간별 또는 학급별로 이산화탄소 배출 증감량과 에너지 사용량 등을 눈으로 확인하고 스스로 에너지 절약에 동참한다. 켐벨 교장은 "단순히 에너지를 절감하는 차원을 넘어 이를 통한 실제적 교육이 미래에 더 큰 가치를 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리즈번=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