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지 구독자 많을수록 선진화된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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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업원 신임이사장 정갑영 교수…"한경 테샛 경제학 대중화에 큰 기여"
국내 대표적 '뉴라이트 싱크탱크'인 자유기업원 이사장직은 명망 있는 시장경제론자들이 맡아왔다. 초대 이사장은 송자 전 연세대 총장,2대는 서울대 부총장을 지낸 송병락 서울대 명예교수였다. 이들의 바통을 잇는 사람이 최근 3대 이사장에 선임된 정갑영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59).
정 이사장은 국내 경제학자 중 저술 활동의 스펙트럼이 가장 넓은 사람의 하나로 꼽힌다. 그는 국내 유일의 SSCI(사회과학 논문인용 인덱스)급 경제 학술지인 '글로벌 이코노믹 리뷰'의 편집장을 맡을 정도로 학문적 권위를 인정받는 '높은 경제학자'다. 한편으론 '알콩달콩 경제학'이란 만화책을 펴낼 정도로 '낮은 경제학'에도 관심이 많다. 그가 경제분야 시민단체의 주요 표적 중 하나인 자유기업원 이사장직 제안을 받아들인 것도 '대중을 향한 시장경제의 전파'란 남다른 사명감에서다.
"자유기업원의 성격은 실천하는 '액티비스트 그룹'입니다. 반시장적 정부 정책에 대한 대안 제시와 함께 대중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등 구체적인 방법론에 충실할 생각입니다. "
자유기업원이 올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방송을 활용한 시장경제 교육이다. 자유기업원 홈페이지(www.cfe.org) 내 '프리넷'을 통해 시장경제 관련 대담 프로,시사 다큐,기업인 열전 등의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다.
정 이사장은 현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해선 "곳곳에서 반시장적이고 포퓰리즘적 기류가 흐르고 있다"며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내걸었던 '초심'으로 돌아가라"고 주문했다. 그는 규제 일변도의 부동산 정책,정부기능을 비대화시키는 확대재정 정책과 함께 교육 정책을 대표적인 반시장적 포퓰리즘으로 꼽았다. 올 수능의 70%를 EBS 수능강의에서 연계해 내겠다는 정부 방침은 결국 일선 학교 교사들을 EBS 테이프를 틀어주는 사람으로 전락시킬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양극화 해소'를 자유기업원의 주요 과제로 꼽는 '따뜻한 시장경제론자'다. 그러나 정 이사장이 생각하는 양극화 해소 방안은 평면적인 것이 아니다. 그는 '등록금 상한제'가 소외 계층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미국처럼 대학의 재정이 건실할 때 소외 계층 학생들의 교육 기회가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본인 스스로는 부총장을 지낸 연세대 원주 캠퍼스 학생들의 장학기금으로 1억원을 마련하겠다는 약정 아래 현재까지 저서 인세를 통해 3000만원을 모았다.
정 이사장이 경제교육의 최고 수단 중 하나로 제시하는 것이 신문이다. 그가 대외 강연에서 빠뜨리지 않고 꼭 하는 말이 있다. "신문 구독자 중 경제지 구독자 수가 가장 많은 사회가 경제적으로 가장 선진화된 사회입니다. " 그는 한국경제신문의 경제이해력 검증시험인 테샛(TESAT)의 출제 위원장도 맡고 있다. 정 이사장은 "테샛은 경제학의 저변을 확대하는 데 커다란 기여를 했다"며 △응시생의 지속적인 증가 △고교생에서 일반인까지 응시생 계층의 다양성 △대학 교수 40여명이 출제하는 수준 높은 문제 등을 들어 테샛을'성공작'으로 평가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