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체 이랜드가 서울 명동상권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지역 단일 매장으로는 최대 규모(2875㎡)인 '스파오'를 비롯해 여성복 스포츠 캐주얼 내의 잡화 외식 등 명동 내 이랜드 소속 매장은 모두 27개에 이른다. 또 오는 5월 론칭하는 여성 SPA(제조 · 직매형) 브랜드 '미쏘' 1호 매장도 명동에 열 예정이다.

글로벌 패션,브랜드숍 화장품들의 최대 격전지인 명동이 브랜드 홍보 효과는 물론 매출도 높은 핵심 상권으로 각광받으면서 다른 패션 및 화장품 업체들도 매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광고보다 브랜드 홍보 효과 높아

56개 브랜드를 보유한 이랜드는 2개 가운데 하나꼴로 명동에 매장을 두고 있다. 이들 가운데 13개는 모두 지난해 문을 열었고,대부분 최근 4년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로엠 · 티니위니 · 콕스 · 클루 · 애슐리 · 피자몰 등으로 이름은 다양하지만 모두 이랜드 브랜드들이다. 이랜드 브랜드 대부분이 디자인 · 가격 대비 브랜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명동 매장을 통해 브랜드를 알리려는 전략이 담겨 있다.

이랜드 상권개발 관계자는 "명동은 유동인구만 하루 평균 150만명,주말에는 230만명에 이를 정도로 집객 효과가 높다"며 "플래그스토어를 통해 소비자들이 상품과 서비스를 직접 체험하는 게 광고보다 나을 뿐 아니라 해외 관광객들로 붐비는 가장 글로벌한 상권이라는 점도 명동상권이 지닌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3년 전까지만 해도 명동은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는 적자 매장이 수두룩했지만 요즘은 수익성 높은 매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국내 소비자는 물론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 외국인 관광객까지 합세해 전국 톱 수준의 매출을 올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랜드에 따르면 스파오는 월 평균 13억~14억원으로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스파오를 제외하면 20개 패션 매장 가운데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237.6㎡)가 한 달 4억원가량으로 가장 높다. 로엠 명동점(396㎡)도 월 평균 3억원,티니위니(231㎡)가 월 평균 2억6000만원으로 뒤를 잇는다. 이너웨어 브랜드 '에블린' 명동점은 26.4㎡ 규모로 작지만 월 평균 1억5000만원,잡화 브랜드 '로이드'도 66㎡ 규모에서 월 평균 2억3000만원을 기록하는 알짜배기 매장이다.

이는 다른 지역보다 3~4배 높은 수준이며,삼성동 코엑스몰보다 2배 이상 높다. 27개 매장을 합쳐 이랜드는 명동상권에서 한 달 평균 40억~5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다른 업체들도 명동 매장 확보 비상

명동 일대의 상가 임대료도 매년 5% 넘게 뛰고 있다. 현재 명동 중앙로 상가 시세(1층 66㎡ 기준)는 보증금 5억원,월세 3000만원,권리금은 기본 5억원부터 시작한다. 인근 공인중개소에 따르면 가장 비싼 땅으로 알려진 네이처리퍼블릭 매장(825㎡)은 보증금 30억원에 월 임대료 1억2000만원,지난 2월 문을 연 스웨덴 H&M 1호 매장(2600㎡)은 보증금 30억원에 월 1억5000만원,스파오(2875㎡)는 보증금 100억원에 월 6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가 27개 매장을 확보하는 동안 명동은 중앙로에서 뒷골목 상권까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서정석 제일공인 중개사는 "임대료가 워낙 높다 보니 대부분 어느 정도 홍보 효과를 얻고 나면 철수하는 수순으로 중앙로 근처 매장들이 수시로 간판을 바꿔 달았는데 요즘은 매출이 높다 보니 매물이 나오지 않는다"며 "지금은 뒷골목 상권까지 다 찬 상태로 매장을 내려는 유명 패션업체나 화장품 업체들이 줄을 서서 대기 중"이라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