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상장 예정보다 늦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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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삼성車 소송에 영향 우려…지분 매각위임 異見
신고서 제출지연…CJ제일제당도 500만주 매각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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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상장이 막바지 난항을 겪으며 다소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상장 조건을 두고 삼성차 채권단과 이견을 좁히지 못해 공모 전 단계인 증권신고서 제출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양측은 공모가,공모참여 주식수(구주 매출 주식수)는 물론 위임장 문구에 이르기까지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서울보증보험 우리은행 등 채권단과 상장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상장 공모주식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채권단의 공모 참여주식에 대한 위임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초 26일로 예상됐던 증권신고서 제출이 일단 다음 주로 미뤄졌다. 5월12일로 예상됐던 상장일도 다소 늦어질 전망이다. 증권신고서 1차 마감시한인 이달 말까지 시간이 많지 않아 양측은 협상을 서둘러야 하지만 합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3월을 넘길 경우 삼성생명 상장은 예정보다 두 달가량 늦어지게 된다. 삼성생명이 3월 결산법인이어서,이달을 넘기면 2009년 사업연도(2009년 4월~2010년 3월)에 대한 결산을 반영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삼성과 채권단은 서로 자신들의 입장을 고집해 이달 내 타결이 가능할지 예상하기 힘들다. 입장차가 컸던 공모가와 공모참여 주식수 등은 서로 한 발씩 물러서 타협점을 찾아가고 있지만 위임장 작성에선 의견차가 뚜렷하다. 채권단은 삼성 측이 제시한 위임장이 앞으로 진행될 삼성차 채권반환 2심에서 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때문에 채권단은 삼성 측에 이번 위임장 합의서 등을 소송 과정에서 인용할 수 없다는 비밀유지 조항을 요구하고 있지만 삼성 측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공모가와 관련해서 채권단은 사전에 협의해야 하며 일정 수준에 못 미치면 공모 참여를 철회할 수 있는 권리를 요구,삼성 측과 마찰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공모가가 삼성 측이 채권단에 약속한 주당 7만원을 넘을 경우 초과금액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 입장이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참여 주식수는 3500만주를 요구한 채권단 입장이 대부분 받아들여진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측은 채권단에 자산유동화증권(ABS)으로 발행된 1160만주를 뺀 2330만주로 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일부 협의에선 다소 진전이 있지만 비밀유지 조항 등을 놓고는 여전히 평행선을 긋고 있어 삼성생명은 채권단 보유주식 2330만주를 빼고 신세계 지분(500만주) 등을 중심으로 상장을 강행할 수 있다고 채권단을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계 관계자는 "삼성생명 상장이 미뤄질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금융감독당국이 사태를 파악하는 등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며 "삼성 측은 삼성차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삼성생명 상장을 추진하는 만큼 채권단 지분을 빼놓고 상장을 추진하긴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일부 채권단과 협의가 끝나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다음 주 중으로 원만한 협의를 진행해 상장 일정이 늦어지지 않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