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DVD로 삐라 본적 있나요?”

대형풍선에 매달아 북한으로 날려보내던 탈북자 단체의 전단이 디지털 시대를 맞아 DVD 형태로까지 진화하고 있다.민간 대북전단 단체인 ‘대북풍선단’ 이민복 대표는 26일 “최근 종이 전단 외에도 DVD 영상물을 제작해 풍선에 매달아 북한에 함께 날려보내고 있다”고 밝혔다.탈북자인 이 대표는 지난 2월부터 백령도와 강화도,철원을 돌며 3차례에 걸쳐 북쪽에 400장의 ‘DVD 삐라’를 날려보냈다.그는 올초 DVD를 손수 만들고 완충재 에어캡으로 정성들여 포장한 뒤 다시 공기 저항을 크게 만드는 종이를 날개처럼 붙인 방식의 ‘DVD 삐라’를 고안해냈다.

DVD 콘텐츠 제작에 참가하는 단체도 많다.탈북자들이 운영하는 대북 단파라디오 ‘북한개혁방송’은 작년 11월 발발한 대청해전의 진상을 다룬 ‘서해 무장충돌의 진실’ DVD를 자체 제작했고,김정일 위원장의 호화 생활을 다룬 DVD도 만들었다.극심한 경제난에 처한 북한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이 무슨 DVD를 볼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지만,평양을 중심으로 DVD플레이어를 갖춘 집이 꽤 많다는 게 탈북자들의 증언이다.

김승철 북한개혁방송 대표는 “최근 탈북한 여러 사람들에게 확인한 결과 평양 등 주요 도시의 70~80% 가정에 DVD플레이어가 있다”며 “군대조차도 소대마다 DVD플레이어가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그는 또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은밀히 무한 복제돼 파급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