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장이 도대체 어디로 튈지 모르겠다며 불안해 하는 고객들이 전화를 많이 걸어옵니다. 그럴 때는 늘 '마음 편한 투자'를 하라고 말씀드리죠."

유태우 삼성증권 마스터PB의 요즘 화두는 '위기에 강한 투자'다. 그는 "최근 증시는 박스권을 벗어날 줄 모르고 중국 금리 인상 등 변수가 많은 오리무중의 시기"라며 "단기적인 시장 흐름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적립식 투자라는 기본을 지키되,공모주 펀드 등으로 수익을 보완한다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 PB는 "2004년부터 화려한 열풍을 일으켰던 적립식 펀드의 수익률이 2007년 금융위기로 반토막났다"며 "투자자들은 그 과정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되새겨볼 때"라고 말했다. 무조건 투자만 하면 수익이 나는 시대는 지나갔고,내 성향과 자금 목적에 맞는 투자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그는 "위기를 버티는 사람과 버티지 않는 사람의 차이는 기본 원칙이 있느냐는 것"이라며 "2007년에 펀드를 해지하지 않고 꾸준히 적립식으로 투자해온 사람은 작년에 이미 원금을 회복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개인적으로는 아시아 펀드에 투자해 큰 손해를 봤지만 아시아 시장에 대한 굳은 믿음으로 버텼다"며 "그 결과 최근 1년 사이 수익률이 50%를 넘었다"고 귀띔했다.

주가가 일부 하락해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ELS(주가연계증권)는 그가 추천하는 위기극복 상품이다. 유 PB는 "글로벌 악재 속에서도 우리 기업들이 잘 해내고 있어 올해 같은 박스권 장세에 성과를 낼 것으로 본다"며 "실적이 탄탄한 삼성전자나 해외 수주가 늘고 있는 GS건설 등 좋은 종목이 포함돼 있다면 기대할 만하다"고 밝혔다. 특히 개별 종목에 연계해 주가가 크게 내려도 연 15%의 수익을 추구하는 스텝다운형 상품 등 좋은 조건을 지닌 것들이 많다고 소개했다.

유 PB는 "어정쩡한 박스권을 은행권 대신 투자성이 가미된 상품으로 돌파하겠다면 공모주 투자도 좋다"며 "올해는 삼성생명과 미래에셋생명 등 공모주의 기회가 여럿 있고 홍콩 등 해외에서도 호재가 많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일일이 공모를 따라가는 게 힘든 만큼 공모주 펀드로 따라갈 것을 권유한다"며 "모든 펀드를 공모주로 커버하기는 어려우므로 주식과 채권 등 혼합한 성격을 찾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 이슈가 되는 곳으로는 중국 소비시장을 꼽았다. 그는 "이곳까지 꺾인다면 실제로는 소비시장에서 손을 떼는 것이 맞을 정도로 성장이 뚜렷하다"며 "중국 소비재 쪽으로 손을 뻗는 것이 좋고 러시아 등 동유럽,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를 눈여겨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유 PB는 똑같은 투자를 하면서도 하나 더 챙기는 '플러스 알파' 전략을 강조했다. 그는 "연간 300만원까지 소득공제가 가능한 신개인연금이 대표적"이라며 "매월 25만원씩 투자하면 적립식 투자 효과뿐 아니라 절세도 가능해 1석2조"라고 설명했다. 또 "60세 이상일 경우 3000만원까지는 이자나 배당소득에 세금을 물리지 않는 생계형 저축과 연계시킨다"며 "절세 상품을 꼼꼼히 본다면 투자 기회는 더욱 많아진다"고 덧붙였다.

그는 10여년을 투자에 바친 베테랑 PB다. 최소 1000억원의 고객 자산을 관리하고,1억원 이상 맡긴 고객만 80명 넘게 지녀야 삼성증권의 '마스터' PB가 된다. '언제 들어가서 언제 팔고 나와라'는 족집게식 투자 비결을 지양하는 대신 그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rebalancing)' 차원에서 섬세한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조선업종에 투자했던 고객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위기를 이기는 투자'를 재차 강조했다.

"잘 나가던 조선주를 금융위기 직전에 팔고 엔지니어링에 투자했던 고객 한 분이 '이제 어떻게 할까' 물어왔습니다. 지금은 조선주가 반토막났고 건설주와 엔지니어링 쪽이 잘 나가고 있죠.저는 그동안 많은 수익을 이미 올리셨으니 이번에는 다시 조선으로 돌아가보는 것은 어떻겠느냐고 조언했습니다. 당시와 상황이 뒤바뀌었으니 일종의 역발상을 해보라는 것이죠.물론 다른 투자 경험을 지닌 투자자들에게는 같은 내용을 권할 수 없습니다. 타이밍에 맞춰 소신있게 운용하는 것이 마음 편한 투자이고,결국 위기를 이기는 투자입니다. "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