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국민참여당 경기도지사 후보로 나서는 유시민 전 장관의 출마기자회견이 있겠습니다.”

25일 국회에서는 보기드문 광경이 벌어졌다.이날 오후 2시께 국회 정론관(프레스센터)에서는 국민참여당 경기도지사 후보로 나서는 유시민 전 장관의 출마선언이 예정돼있었다.하지만 유 전 장관의 소개자로 나선 이는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이었다.순간 주위에서 “어,왜 유 전 장관을 우 대변인이 소개하지?”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습니다.유 전 장관은 “정론관을 이용할 수 없는 자격이라 민주노동당의 도움을 받았다”며 민주노동당에 고마움을 표했다.

참여정부의 실세 장관출신이자 전직 의원이었고 현재 야권내 유력 경기도지사 후보답게 이날 출마회견 이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는 수 십명의 기자들이 유 전 장관을 에워싼 채 장시간 질문세례를 날렸다.지금껏 야권 후보의 출마회견 가운데 가장 취재열기가 뜨거웠다.[유 전 장관은 “최근 경기도의 모 언론사를 찾았는데 편집국 기자들이 만면에 희색을 띄면서 국장까지 나와서 반기더라.심심하던 선거판에 하늘에서 ‘만나’가 내렸다는데...”라며 웃었다.

하지만 이런 그도 이날 국회서만큼은 의석수가 없는 국민참여당의 '설움'을 톡톡히 겪어야했다.국회 정론관 ‘이용권한’이 없어서다.국회 사무처가 규정한 운영지침에 따르면 정론관 이용자는 국회의원과 국회의석을 가진 정당의 대변인,부대변인,국회 대변인으로 제한하고 있다.사무처 직원 가운데서는 차관급 이상 국회 소속 공무원인 사무처장과 입법처장,사무처 실국 부서장 등만 이용이 가능하다.단 국회 의원이나 대변인이 배석시에만 외부인의 기자회견을 허용하고 있다.(사실 이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회의원과 대변인으로 강화했으나 야당은 시민사회단체의 입을 막으려는 의도라며 지키고 있지 않아 사실상 사문화돼있다.) “국민참여당이 원내 의석도 없고 유 전 장관이 현 의원이 아니만큼 단독으로는 국회 정론관을 이용할 수 없다”는 게 국회 사무처의 해석이다.

이런 사정때문에 유 전 장관측은 야당에 도움을 청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한다.그렇다고 연일 그의 출마를 강력 비판하고 있는 민주당에 손을 내밀수 없어 다른 야당을 찾던 중 민주노동당이 ‘낙점’됐다고 한다.다른 야당 가운데 창조한국당은 문국현 전 대표의 의원직 상실 이후 사실상 대변인실 기능이 와해됐고 진보신당의 경우 야권이 추진하는 ‘4+4연대’에 불참하고 있어 도움을 청하기 여의치 않았다고 한다.우위영 대변인은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지도부끼리 가까운데다 공식적인 요청이 들어와 소개하게 됐다”며 “유 전 장관의 출마소개에 별다른 정치적 함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유 전 장관의 경기지사 출마로 향후 야권의 경기도지사 선거는 한나라당 김문수 현 지사의 대항마를 둘러싼 치열한 주도권 다툼양상이 될 전망이다.민주당내 김진표 최고위원-이종걸 의원의 경선승자와 유 전 장관과의 또 다른 대결,여기에 심상정 진보신당 후보와의 단일화라는 복합방정식으로 전개되는 과정에서 또 어떤 변수가 등장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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