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지역의 두 경제대국인 독일과 프랑스가 그리스 지원방법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독일은 자국부담이 클 것을 우려해 국제통화기금(IMF)지원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프랑스는 유로화의 손상을 피하기 위해 유로지역 내에서 자체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연합(EU)집행위원장,집행위원들의 의견은 IMF 지원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하고 있어 결국 유로지역 및 IMF의 공동지원 가능성이 높다.

IMF의 지원을 수용하게 되면 유로지역 회원국의 재정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에 외환시장에서 유로화 하락이 가파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유로화 약세-달러화 강세 구도가 나타난다면 어떻게 될까. 3월 글로벌 증시 랠리를 이끌었던 위험자산 선호현상은 둔화되는 것일까. 유로화 약세에 따른 포트폴리오 조정은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 증시엔 독인지 약인지 투자자는 혼란스럽다.

만약 유로지역 내에 해결능력이 부재해 위기가 확산될 것이라는 인식이 강해진다면 달러화 강세는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반면 달러화 강세가 유로 경기 악화에 따른 유로화 약세의 반작용으로 본다면 이는 양 경제지역의 펀더멘털 차이에 따른 환율 조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 두 가지 가능성 중 시장은 후자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달러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신흥국가 통화의 급격한 변동성은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이들 지역에 대한 미국계 자금의 투자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 재정지원 문제는 합의를 도출하는 데 다소 시일이 걸릴 수 있지만 그리스 국가 부도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해야 한다는 것에 유로지역 합의가 이뤄진 상태이기 때문에 지원안은 조만간 확정될 것이다.

최악의 국면을 피하게 된다면 글로벌 자금의 동향은 선진국 내에서는 미국으로 그리고 선진국보다는 신흥국으로의 자금쏠림이 진행될 것이다. 시장 전반적으로 볼 때 한국 주식시장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다만 주식 포트폴리오에서는 유로화 하락으로 이들 지역의 구매력이 떨어지고 글로벌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은 강화될 것이기 때문에 전체 매출 가운데 유로지역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글로벌시장에서 유로기업과 경쟁이 심화된 기업은 피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 sj.oh@youfir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