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플레 '적신호'] 농산물 값 2배로…'최악 가뭄'이 위안화 절상 앞당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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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워치
"채소값 올리면 100만위안 벌금"
금리인상 등 긴축조치 이어질 듯
"채소값 올리면 100만위안 벌금"
금리인상 등 긴축조치 이어질 듯
중국 다롄시에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순루(30)는 평소 좋아하는 녹두죽을 요즘은 먹지 않는다. 최근 한 달 동안 녹두 값이 한 근(500g)에 3위안대에서 6위안대로 2배 가까이 오르면서 식당에서 파는 녹두죽에 녹두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일부 식당은 녹두죽을 아예 메뉴판에서 빼버렸다.
녹두뿐만이 아니다. 26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이후 곡물과 채소 가격이 연일 급등세다. 땅콩 차 꽃 등은 최근 2~3개월 새 50% 이상 올랐다.
란저우성 등 일부 지역에서는 쌀값마저 10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곡물 채소 가격의 급등은 중국 서남부지역을 강타하고 있는 100년 만의 최악이라는 가뭄 때문이다. 윈난 구이저우 쓰촨성 등에는 6개월째 거의 비가 오지 않았다. 이 지역에서 농산물은 거의 씨가 마를 지경이다.
판매상들도 가격이 올라 판매량이 급감했다며 울상이다. 란저우성의 한 곡물상은 "그동안 잡곡류가 몸에 좋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주로 중장년층에서 많은 소비를 했다"며 "그러나 이들은 대부분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여서 최근 매출이 3분의 1이나 줄었다"고 말했다. 구이저우성 구이양시에서는 채소 값이 계속 오르자 물가국이 "가뭄 기간에 채소 가격을 올리면 최소 10만위안,최대 100만위안의 벌금을 부과하겠다"는 고지를 해 상인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생활물가 상승률이 예상치를 뛰어넘고 있어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중국의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7%.2008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이 중 식품류는 6.2%,주거비도 3.0%나 올라 상승을 주도했다. 1년 만기 예금금리가 연 2.25%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시대에 들어서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확산되는 추세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아직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측 범위 내에 있다며 애써 느긋해하고 있다. 주민 인민은행 부행장은 이날 "2월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며 "물가 상승은 강력한 수요 증가를 반영한 것이기 때문에 과도한 조치가 필요한 시점은 아니다"고 금리 인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중국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 압력이 거세지면서 금리 인상 및 위안화 절상과 같은 긴축 조치가 조만간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1분기 GDP 성장률만 해도 12~13%대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추정된다. 징 울리히 JP모건 중국담당 회장은 "물가 상승률은 연말로 갈수록 더 커지는 경향이 있다"며 "중국 정부는 결국 위안화 절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형중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중국은 긴축정책을 하반기로 늦추기 어려울 정도로 경기가 과열 수준에 와 있다"며 "중국 정부가 올해 '내수 확대를 통한 성장'을 목표로 내건 만큼 내수시장을 위축시키는 금리 인상 카드만 쓰기보다는 위안화 절상과 지급준비율 인상 등을 적절히 혼합한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
녹두뿐만이 아니다. 26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이후 곡물과 채소 가격이 연일 급등세다. 땅콩 차 꽃 등은 최근 2~3개월 새 50% 이상 올랐다.
란저우성 등 일부 지역에서는 쌀값마저 10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곡물 채소 가격의 급등은 중국 서남부지역을 강타하고 있는 100년 만의 최악이라는 가뭄 때문이다. 윈난 구이저우 쓰촨성 등에는 6개월째 거의 비가 오지 않았다. 이 지역에서 농산물은 거의 씨가 마를 지경이다.
판매상들도 가격이 올라 판매량이 급감했다며 울상이다. 란저우성의 한 곡물상은 "그동안 잡곡류가 몸에 좋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주로 중장년층에서 많은 소비를 했다"며 "그러나 이들은 대부분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여서 최근 매출이 3분의 1이나 줄었다"고 말했다. 구이저우성 구이양시에서는 채소 값이 계속 오르자 물가국이 "가뭄 기간에 채소 가격을 올리면 최소 10만위안,최대 100만위안의 벌금을 부과하겠다"는 고지를 해 상인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생활물가 상승률이 예상치를 뛰어넘고 있어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중국의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7%.2008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이 중 식품류는 6.2%,주거비도 3.0%나 올라 상승을 주도했다. 1년 만기 예금금리가 연 2.25%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시대에 들어서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확산되는 추세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아직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측 범위 내에 있다며 애써 느긋해하고 있다. 주민 인민은행 부행장은 이날 "2월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며 "물가 상승은 강력한 수요 증가를 반영한 것이기 때문에 과도한 조치가 필요한 시점은 아니다"고 금리 인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중국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 압력이 거세지면서 금리 인상 및 위안화 절상과 같은 긴축 조치가 조만간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1분기 GDP 성장률만 해도 12~13%대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추정된다. 징 울리히 JP모건 중국담당 회장은 "물가 상승률은 연말로 갈수록 더 커지는 경향이 있다"며 "중국 정부는 결국 위안화 절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형중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중국은 긴축정책을 하반기로 늦추기 어려울 정도로 경기가 과열 수준에 와 있다"며 "중국 정부가 올해 '내수 확대를 통한 성장'을 목표로 내건 만큼 내수시장을 위축시키는 금리 인상 카드만 쓰기보다는 위안화 절상과 지급준비율 인상 등을 적절히 혼합한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