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들의 이익은 전년대비 35% 증가할 것입니다. 하지만 주가는 이보다는 못할 겁니다."

김영일 한국투자신탁운용 상무는 26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펀드시장 40주년 기념 2010 한경 펀드 강연회'에서 올해 증시가 기업들의 이익 증가폭 만큼 오르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상무는 "지난해부터 기업들의 경영환경은 좋아지고 있어 기업들의 몫이 늘어날 것"이라며 "경쟁은 치열하지 않고 각종 비용들을 절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기업들은 경기가 아직 덜 회복됐다는 이유로 설비투자를 최소화하고 있는데다 임금인상도 최소화하고 있다는 것. 여기에 신규인력을 늘리지 않는 등 각종 비용을 줄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수요는 어느정도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올해 기업들의 이익은 급격히 늘어난다는 전망이다. 이 같이 기업들의 몫은 늘어나지만, 근로자나 정부는 임금동결과 지출증가로 몫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김 상무는 "좋은 기업이 좋은 주식은 아니다"라며 "올해는 시장이 크게 오르지 않는 가운데 주가는 20%도 오르지 않을 것"이라며 박스권 장세를 예상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증시가 상승장(bull market)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상무는 또 정부가 출구전략을 서두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재정 상황 개선을 위해 당분간 현재의 경기를 유지하려고 노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점진적으로 유동성을 줄이는 정책을 펼친다는 분석이다.

한편 그는 어떤 펀드를 고를 것인가에 대해서는 '리스크와 리턴을 동시에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피터린치나 워런버핏이 위대한 투자자로 꼽히는 이유는 꾸준한 수익률을 거뒀기 때문이라는 것. 단순히 리턴만을 놓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매년 고르게 좋은 수익률을 보이는 펀드를 선택하라고 김 상무는 강조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