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춘삼월'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서울에는 이달에만 여섯 번의 눈소식이 있었다. 미리 준비해 둔 봄 신상품들이 옷장 속에서 포근한 봄이 오기만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한국경제신문이 이탈리아 명품 패션 브랜드 '에트로'(ETRO)와 함께 미리 봄내음이 물씬 풍기는 '독자 변신 프로젝트-4탄'을 진행했다.


오늘의 주인공은 한국은행 국제수지팀 3개월차인 양혜진씨(24).대학생 시절에는 짙은 스모키 화장과 화려한 의상들도 서슴지 않았지만,보수적인 직장 분위기에 어느새 가벼운 메이크업과 차분한 옷차림이 훨씬 익숙해졌다. 3개월 사이 옷장 안은 청바지에 티셔츠,블랙 · 화이트 · 브라운 등 단정한 컬러들로만 가득해졌다고.하지만 양씨가 가장 좋아하는 컬러는 정열적이고 섹시한 '레드'다.

윤혜신 에트로 스타일리스트는 섹시하면서도 귀여운 매력을 지닌 양씨에게 로맨틱한 느낌을 주는 원피스룩을 제안했다. 원피스는 디자인에 따라 체형의 결점을 보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여성의 몸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는 패션 아이템이라는 것.

윤씨는 어깨가 좁은 그에게 홀터넥(팔과 등이 드러나고 끈을 목 뒤로 묶는) 스타일의 원피스를 추천했다. 홀터넥 스타일은 빈약한 가슴을 커버할 뿐만 아니라 좁은 어깨를 시원하고 넓어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조언이다. 적당히 파인 V라인이 빈약한 가슴의 볼륨감을 살려주고 도드라지는 쇄골뼈가 섹시한 분위기를 연출한다는 것.이와 함께 양씨의 최대 고민인 통통한 팔뚝을 가려주는 카디건을 매치했다. 하늘하늘한 시폰 소재와 고급스럽고 세련된 페이즐리 문양은 화사하면서도 여성스러운 느낌을 주며,시선을 위 · 아래로 분산시켜 더욱 슬림해 보이는 효과를 낸다.

윤씨는 홀터넥 드레스는 멀티 스타일링 아이템이라고 강조했다. 볼드(bold)한 액세서리와 선글라스를 코디하면 섹시한 리조트룩이 되며,레깅스나 티셔츠 등과 입으면 캐주얼한 느낌의 이지룩이 완성된다. 카디건이나 재킷을 걸치면 오피스룩,레드 · 화이트 등 미니 원피스에 반짝이는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주면 화려한 파티룩으로도 손색이 없다는 설명이다.

양씨처럼 강렬한 의상을 선택할 때는 평소보다 메이크업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 진한 화장보다 입술이나 눈매 등 어느 한 부분만 강조한 포인트 메이크업이 좋다. 다소 작고 답답해 보이는 눈을 가진 양씨를 위해 아이라인을 눈머리 앞부터 눈꼬리 라인을 따라 길게 강조해 이목구비가 또렷해 보이도록 표현했다.

헤어 스타일은 부드러운 컬링이 살아있는 '내추럴 업 스타일'로 여성스러우면서도 발랄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어깨 라인과 목선을 살려주는 업 스타일은 홀터넥 원피스 같은 드레스 실루엣에 잘 어울린다는 조언이다.

3시간 가량의 변신 작업을 마친 양씨는 "오늘 하루 마치 '신데렐라'가 된 기분"이라며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 아예 꿈도 꾸지 않았던 의상들이었는데 이번 변신을 계기로 콤플렉스로 여겼던 부분에 어느 정도 용기가 생겨 출근 때도 배운 대로 연출해볼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정리=안상미 기자 사진=신경훈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