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에는 NHN 엔씨소프트 등 가능성을 보이는 벤처기업이 많았다. 하지만 요즘은 그런 기업이 보이지 않는 게 너무 두렵다. "

안철수 KAIST 석좌교수는 지난 26일 천안 지식경제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워크숍에서 '한국 기업가의 가치창조 활동'이라는 강연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안 교수는 컴퓨터 백신업체 안철수연구소 창업자로 최근 포스코 이사회 의장이 된 국내 대표적인 벤처 1세대 기업인이다.

안 교수는 "경제의 뿌리를 이루고 산업 전반에 혁신을 가져오는 중소 · 벤처기업의 도태는 우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기회를 보고 사업에 뛰어드는 기업가(起業家)들이 많아야 가능성 있는 중소 · 벤처기업이 나올 수 있다"며 "요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이 화두지만 제대로 상생할 수 있는 거래 관행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글로벌 기업들의 경우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장기적 생존을 도와주는 유기적인 구조로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최근 세계적으로 붐이 일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그는 "국내 단말기 제조사들은 하드웨어적인 접근만 하고 있다"며 "애플 아이폰의 성공 원인은 단말기 성능보다는 앱스토어와 연계한 비즈니스 모델인 만큼 국내 기업의 접근 방법도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