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을 보장하고 최고 연 18%의 높은 수익을 드립니다. " 최근 한 증권사가 주가연계증권(ELS)을 출시하면서 내건 판촉문구다. 절대 손해가 나지 않고 18%의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제안에 투자자들은 솔깃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18%의 수익을 얻게 될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 몰라 가입 후 기도하는 심정으로 잘 되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기도 하다.

이처럼 요행을 바라는 '깜깜이'식 ELS 투자의 폐해를 막기 위해 수익률 달성 가능성을 확률로 표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8일 "ELS가 인기 투자상품으로 부상한 가운데 상당수가 제시한 목표에 미달하는 결과로 끝나는 데도 최고 수익률을 앞세워 경쟁하고 있어 불완전판매 우려가 크다"며 "가입자들이 잘못된 기대에 빠지지 않도록 확률 등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기대수익률을 공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투자자들에게 '목표수익률 18% 달성 가능성은 20%'라는 식으로 알기 쉽게 설명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원금을 까먹는 경우가 많은 원금비보장형 ELS는 손해볼 가능성을 숫자로 표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원금비보장형 ELS는 반토막이 날 수도 있지만 목표수익률만 부각돼 투자위험이 간과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수익 달성 가능성을 확률로 표시하는 게 가장 좋겠다는 판단이지만 증권업계의 반발 기류도 있어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지수구간별 목표수익률을 확률로 표시하는 방법도 고려되고 있다.

이 같은 수익 가능성에 대한 확률 표시는 ELS 발행 전 금융감독원에 제출하는 증권보고서에 지금도 첨부되고 있다. 하지만 발행사의 자의적인 계산에 따라 결과가 형식적으로 게재되고 있어 판매사 직원이 투자자에게 제시하는 '핵심설명서'에는 사용되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초자산 가격의 과거 움직임을 토대로 한 '백 테스팅' 분석으로 나온 결과가 부정확할 때가 많아 그대로 공개되면 투자자에게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며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제시할 수 있도록 검증과정과 공표방법을 표준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한 전문가는 "원금보장형 ELS의 기대수익률은 '정기예금+α' 수준인데도 판매시에 최고수익률이 부각된 탓에 분쟁이 벌어질 때가 많다"며 "투자자와 판매사가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ELS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2008년 하반기부터 1년 가까이 시장이 위축됐지만 박스권 증시가 이어지면서 최근 9개월 연속 판매액 1조원을 넘길 만큼 인기가 회복됐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