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전철 밟지말자…현대차 '품질경영 스탠더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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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생산과정 모니터링체제
올 생산목표 171만대 사상최대…부품사 CEO 中서 품질간담회
올 생산목표 171만대 사상최대…부품사 CEO 中서 품질간담회
지난 26일 제네시스 에쿠스 투싼ix 등을 생산하는 현대자동차 울산5공장.커다란 컨베이어벨트 위로 도색 작업을 마친 투싼ix의 육중한 차체가 떨어진다. 직원들은 재빠른 손놀림으로 자동차 부품을 연결하는 선들을 찾아 나선다. 이 공정을 시작으로 투싼ix는 조금씩 차량의 모습을 갖춰 나간다. 의장 공장의 공정 수는 160여개.8시간가량의 작업을 거친 자동차들이 줄지어 나온다.
◆몰려드는 일감에 '즐거운 비명'
"토요일 근무도 평일과 똑같습니다. 2개조가 10시간씩 하루 20시간을 일합니다. " 박대식 5공장장(상무)의 설명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한창이던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자동차 판매가 시들해 잔업을 할 필요가 없었지만 하반기 들면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것.박 상무는 "주야간 10시간 맞교대 근무와 월 평균 4회에 이르는 특근에도 물량을 대기가 빠듯해 지난 2월부터는 특근 횟수를 월 5회로 늘렸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날 제네시스와 에쿠스를 만드는 혼류라인을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시간당 37대를 생산하는 투싼ix 라인과 달리 생산량이 13대에 불과하다. 차량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컨베이어벨트의 속도를 느리게 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투입하는 직원들도 대부분 근속 연수가 17~18년에 달하는 베테랑이다. 공장 관계자는 "제네시스나 에쿠스 같은 고급차일수록 수작업 비중이 높다"며 "품질 검사 공정도 다른 차종의 2~3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품질,품질…도요타 충격이 가져온 변화
5공장의 벽과 천장 곳곳에는 '품질 ECHO'라고 적힌 포스터와 현수막이 붙어 있다. 'Effective(실질적인 품질 향상)''Creative(창조적인 품질관리)''Human(능동적인 품질의식)''Organizational (조직적인 품질혁신)'의 첫 자를 딴 것이다. 'Quality makes us proud(품질이 우리를 자랑스럽게 합니다)' 등 품질을 강조하는 표어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강호돈 울산공장장(부사장)은 "이제 철저한 품질관리는 일상적인 일이 됐다"며 "많은 차를 빨리 만드는 것보다 결함 없이 잘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게 현대차 울산공장의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울산공장은 올해 새로 출시할 신차의 초기 품질을 높이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시험생산 단계부터 양산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개선,도요타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설명이다. 베르나와 아반떼 제네시스 투싼ix 등의 품질지수를 동급 최고 수준으로 높이는 것도 울산 공장이 추진 중인 핵심 과제로 꼽힌다.
공장 관계자는 "부품 제조 단계에서 조립에 이르는 전 과정을 세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도요타 사태 이후에는 사내 기술자들을 협력업체에 파견해 제대로 부품을 만들고 있는지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산 신기록에 도전하는 현대차
현대차는 올해 울산 아산 전주 3개 공장에서 지난해 161만대보다 6%가량 많은 171만대의 차량을 생산할 계획이다. 설비 개선과 협력적인 노사관계 등을 통해 공장 가동률을 높이기로 했다. 올해부터 생산이 시작되는 4종의 신차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생산량 증가세가 가파른 차종은 쏘나타 투싼ix 등으로 아산공장은 신형 쏘나타 생산량을 지난해보다 22% 늘어난 20만1000대로 잡았다. 하반기부터는 쏘나타 하이브리드카 생산에도 나선다. 투싼ix의 올해 생산 목표는 지난해 16만7000대보다 12%가량 많은 18만7000대다. 호주 중동 등으로 수출지역이 확대돼 생산 규모가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현대차는 오는 7월부터 대형 세단인 에쿠스를 미국에 수출하기로 했다. 1999년 처음 선보인 에쿠스는 작년 3월 신형 모델이 출시됐으며 현재 중국 등 1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6월께부터 울산 5공장에서 미국형 에쿠스를 생산한다. 이곳에선 올해 제네시스 4만7000대,에쿠스 2만3000대를 각각 만들 계획이다.
◆중국에선 "부품 품질 강화하라"
현대 · 기아차는 지난 25일 이례적으로 중국 베이징에 주요 부품업체 경영자들을 소집했다.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발돋움한 중국 공략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현대 · 기아차는 도요타 리콜 사태의 원인과 배경을 집중적으로 설명한 뒤 부품 품질을 더 개선해줄 것을 주문했다.
행사에 참석한 한 업체 관계자는 "도요타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중국시장에 품질경영을 제대로 정착시켜야 한다는 얘기가 오갔다"며 "중국 자동차 시장의 주요 현안과 정책 등 정보를 공유하는 시간도 가졌다"고 전했다. 이번 행사는 노재만 베이징현대 사장이 주재했으며 국내 주요 협력업체 경영진과 중국에 진출한 협력업체 최고경영자(CEO) 100여명이 참석했다.
울산=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