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의 잇단 시장경보 조치에도 주식시장에 '묻지마 급등' 현상이 멈추지 않고 있다. 특히 조선선재는 보름 전 투자위험 종목으로 지정됐다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유례없는 상한가 행진이다. 거래소 시장경보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8일 거래소에 따르면 시장경보제도는 소수 계좌 등에 의해 단기간 주가가 급변하는 경우 '투자주의 종목→투자경고 종목→투자위험 종목'의 3단계로 투자참고 정보를 시장에 알리는 제도다. 2007년 9월부터 시행됐다. 거래소는 지난해 12월 투자 주의 · 경고 · 위험 종목 간의 연계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시장경보제도를 개선했지만 불과 3개월 만에 다시 실효성 논란에 직면한 것이다.

조선선재의 경우 지난달 19일 분할 변경상장 이후 총 25거래일 가운데 22거래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20배가 넘는 초유의 폭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7일 투자위험 종목 및 하루 거래정지 전까지 17거래일 연속 상한가였다. 거래 재개 이후 이틀간 하한가로 내려앉았지만 22일부터 다시 닷새째 상한가 행진이다. 주가는 10만3000원까지 치솟아 재상장 기준가(5000원)보다 20배 넘게 올랐다. 조선선재는 29일 하루 동안 다시 거래가 정지된다.

거래소는 시장경보제도에 따라 조선선재를 지난 3일 투자경고 종목,11일에는 투자위험 종목으로 각각 지정했지만 이상 급등을 진화하기엔 역부족인 실정이다.

스팩(SPAC · 기업인수목적회사)도 시장경고 조치로 잠시 주춤했다가 이상 급등세를 재연할 조짐이다. 폭등세를 촉발시킨 미래에셋1호 스팩은 지난 26일 6.16% 급등하며 사흘 만에 급반전했다.

이에 따라 '묻지마 급등'에 따른 불공정거래 소지와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시장경보제도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