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신중모드'…정치일정 줄줄이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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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사태' 선거영향 촉각
한나라, 입조심·골프 자제령…민주, 진상특위 구성키로
한나라, 입조심·골프 자제령…민주, 진상특위 구성키로
정치권은 백령도 인근에서 발생한 해군 초계함 침몰 사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승조원 46명이 실종된 대형 사고로 6 · 2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치권이 여야를 불문하고 예정돼 있던 각종 정치행사를 취소하고 당원들에게 발언을 각별히 조심토록 하라는 지시를 내리는 등 '근신모드'로 들어간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한나라당은 28일 언행 조심과 함께 당분간 골프 자제령을 내렸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3박4일간의 중국 방문일정을 하루 단축해 27일 귀국했으며 서울시장 재선 도전에 나선 한나라당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과 경기교육감 선거에 나선 정진곤 전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도 이날 예정됐던 출마 기자회견을 미뤘다. 한나라당 최대 의원모임인 국민통합포럼도 30일로 잡혀 있던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를 연기했다.
민주당도 예정됐던 주말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진상규명과 신속한 구조를 요구했다. 정세균 대표는 4대강 사업 중단과 팔당유기농지 보존을 위한 생명평화 미사 일정을 취소한 데 이어 28일 실시할 예정이었던 지방선거 홍보전략 발표도 연기한 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정 대표는 이날 저녁 최고위원회의에서 "실종자 가족과 국민의 입장에서 진상을 규명하고 원만한 수습,그리고 국가안보 태세 점검을 위한 당내 특별위원회를 구성키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안보관계장관회의를 네 차례나 했는데도 아직까지 국민의 안보태세에 대한 우려를 해소시킬 어떤 성과물도 내놓지 못한 데 대해 매우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제의원연맹(IPU) 총회 참석차 태국 방콕을 방문 중인 김형오 국회의장은 서해상에서 발생한 해군 초계함 천안함 침몰 사건과 관련,일정을 하루 앞당겨 29일 저녁 항공편으로 귀국하기로 했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도 이날 청계산 등산로와 인사동에서 예정됐던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초계함 침몰사고 대책회의를 소집했다.
정치권은 초계함 침몰사건이 어떤 형태로든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워낙 대형 사고인 만큼 원인이 무엇이든 정부 책임론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은 정부가 사건 초기대응 과정에서 우왕좌왕하고 있고 진상규명 노력도 미흡했다고 주장했다.
민지혜/박신영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