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강력한 폭발'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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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뢰·선체결함 軍내부도 이견
천안함(1200t급)이 침몰한 지 28일로 사흘째를 맞았지만 침몰 과정과 사고원인 등은 여전히 미궁속에 빠져있다. 정부와 군은 길이 88m나 되는 거대한 초계함을 두 동강 내 가라앉힌 '강력한 폭발'에 대해 이렇다할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군 내부에선 북한 군에 의한 공격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는 가운데 기계 결함과 기뢰폭발 가능성 등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천안함의 함장인 최원일 중령은 27일 실종병사 가족들에게 "갑자기 뒤에서 큰 폭발음이 발생한 후 배가 두 동강 났다"고 말했다. 당시 승선했던 병사들도 '불가항력적인 큰 충격에 의해 바다에 떨어졌다'는 증언을 하면서 내부 폭발보다는 외부 충격에 따른 침몰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이와 관련,국회 국방위원장인 한나라당 김학송 의원은 "사고 해역은 원래 고속정이 다니는 곳인데 사고 당시 파도가 세 초계함이 경계 작전을 위해 들어갔다"며 "과거에 우리가 뿌려놓은 기뢰 중 회수하지 못한 기뢰가 폭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그는 "의도적인 기뢰설치가 아니라 키리졸브 등 한 · 미 연합훈련에 대응하기 위해 북측에서 뿌려놓은 기뢰가 사고해역에 흘러왔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해군 관계자는 구조된 천안함 병사들의 말을 인용,"'폭발 소리와 함께 선체 후미가 이미 떨어져 나가고 없었다'는 증언을 들었다"며 "원인 미상의 폭발로 선체에 구멍이 나 침수되기 시작했다는 애초 합참 발표와 다르다"고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제기됐다. 어뢰 공격일 경우 자체에 스크루가 있어 나아갈 때 소리가 발생, 사전 탐지 가능성이 크며 북한 잠수함이나 함정이 근접 · 조준해 쏴야 하기 때문에 아군의 레이더망에 탐지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천안함 실종병사 중 한명인 이상민 병장(23)의 외삼촌인 정모 씨는 "사고 며칠 전 조카가 전화에서 '한 달에 한 번꼴로 배를 고친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또 사고를 전후로 북한군의 특이동향이 포착되지 않았고 주한미군 측으로부터 대북 'SI(특별취급)첩보'가 들어오지 않았다는 점도 내부 폭발에 따른 침몰에 힘을 실어준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