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세계 주요도시의 종합경쟁력 평가에서 작년보다 2계단 하락한 13위를 기록했다. 경제활동 부문은 상대적으로 뛰어 났지만 정치적 파워와 지식 · 영향력 부문은 낮았다. 뉴욕은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도시로 평가됐다.

글로벌 자산관리회사인 씨티 프라이빗뱅크는 부동산서비스 회사인 나이트프랭크와 28일 공동 발간한 '2010년 부(富)의 보고서(Wealth Report)'에서 세계 40개 주요도시의 종합경쟁력을 이같이 평가했다. 보고서는 씨티 프라이빗뱅크가 거래하는 전세계 고액 자산가 2만5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온라인 조사를 토대로 작성됐다.

씨티 프라이빗뱅크는 △경제활동 △정치적 파워 △지식과 영향력 △삶의 질 등 네 가지 항목별로 나눠 전세계 40개 도시의 순위를 매겼다. 이를 점수(1위=40점)로 합산,종합 순위를 산출했다. 서울은 △경제활동 9위(32점) △정치적 파워 18위(23점) △지식과 영향력 18위(23점) △삶의 질 16위(25점) 등 총103점을 받아 13위에 랭크됐다. 전년의 11위에서 2계단 내려 앉았다. 작년 13위였던 독일 베를린과 12위였던 중국 베이징은 올해 서울을 제치고 각각 8위와 9위로 뛰어 올랐다.

서울은 경제활동 부문에서는 종합순위보다 좋은 9위를 기록했다. 그렇지만 정치적 파워 등 다른 3개 부문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이에 비해 베이징은 정치적 파워 부문(4위 · 37점)에서,베를린은 삶의 질 부문(2위 · 39점)에서 서울을 크게 앞섰다.

뉴욕은 △경제활동 1위(40점) △정치적 파워 2위(39점) △지식과 영향력 1위(40점) △삶의 질 9위(32점) 등을 기록,종합점수 151점(만점 160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작년 1위였던 영국 런던은 총149점으로 뉴욕에 1위자리를 내줬다. 이번 조사에서 베를린과 베이징은 총점에서 각각 9점과 8점씩 상승해 '떠오르는 도시'(Rising City)로 나타났다. 반면 방콕과 멕시코시티,두바이는 각각 7점 떨어져 '저무는 도시'(Falling City)란 불명예를 안았다.

한편 작년 고급주택 가격은 두바이,더블린(아일랜드) 등 전세계 대부분의 도시에서 하락했다. 56개 조사대상 도시 중 75%인 42개 도시의 주택값이 떨어졌다. 하지만 상하이(52%),베이징(47%),홍콩(40.5%) 등 아시아 일부 도시는 부동산 가치가 급상승했다.

전세계 부자들의 부동산 투자비율은 전 재산의 3분의 1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부유층의 70% 이상은 올해 부동산 시장을 유망한 투자처로 꼽았다. 이 가운데 절반이 주거용 부동산을 업종 내 가장 뛰어난 성과를 보일 상품으로 예상했다.

부유층 투자자들 대부분이 개인의 지식과 경험에 따라 투자 의사 결정을 내리고 있었으며 올해 부가 눈에 띄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부가 올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 역시 전체의 4%에 불과,현상 유지를 예상하는 부자들이 대부분이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