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코스닥시장의 산업용 관이음쇠(피팅) 업체인 태광은 지난 주말 자사주 1만5000주를 매입한다고 공시했다. 자사주 매입은 보통 주가 안정을 위해 행해지지만 태광의 이달 상승률은 4.89%로 코스닥지수 상승률(3.48%)을 오히려 웃돈다.

#2.피팅 업체인 성광벤드는 지난달 부산 본사 건물 앞 잔디밭을 밀어버렸다. 수주 확대로 제품을 쌓아놓을 공간이 부족해 직원들의 휴식공간까지 창고로 활용하고 있다.

산업용 플랜트에 쓰이는 관이음쇠와 파이프,밸브 등을 단조하는 피팅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하반기 이후 주요 건설업체들의 해외 수주가 지속되며 이 업체들에 피팅 제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의 신규 수주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부품 업체들의 수주는 전방산업체들의 수주 이후 6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발생하기 때문에 수주 확대는 지금부터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주말 코스닥시장에서 태광은 1.90% 상승한 3만2150원에 장을 마쳤다. 하이록코리아(2.17%) 조광아이엘아이(1.57%) 영풍정밀(0.48%) 성광벤드(0.18%) 등 다른 피팅 업체들도 고른 오름세를 보였다.

수주 확대에 따라 피팅주들의 주가 전망도 밝다는 진단이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부터 지난달까지 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플랜트 수주는 610억달러(약 69조원)에 이른다. 정동익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주액의 2% 정도가 피팅업체들에 발주되는 것을 감안하면 1조3000억원 정도의 일감이 대기하고 있는 셈"이라며 "국내 대표 피팅 업체인 태광과 성광벤드가 1년에 생산할 수 있는 부품 규모를 합쳐도 1조원에 못 미치기 때문에 하반기 이후엔 공급 부족에 따른 단가상승도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플랜트 건설에 쓰이는 파이프와 밸브업체들 역시 수주가 잇따를 것이란 관측이다. 이봉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플랜트 수주 규모에 비춰볼 때 플랜트용 밸브 수요는 5000억원 수준으로 판단된다"며 "플랜트용 밸브 국내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하고 있는 하이록코리아는 1500억원 이상의 일감을 추가로 따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산업용 플랜트를 구성하는 장비 업체들도 수주가 늘어날 것"이라며 "보일러 분야의 비에이치아이,신텍과 열교환기 업체 대경기계,집진설비 업체 케이씨코트렐 등도 주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