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백령도 해상에서 해군의 1200t급 초계함인 천안함이 침몰한 지 사흘이 지났는데도 실종(失踪)된 승조원 수색이 지지부진하고 사고 원인과 과정이 밝혀지지 않고 있어 답답하기 짝이 없다. 유례없는 대참사에 실종자 가족은 말할 것도 없고 온 국민이 엄청난 충격과 비탄에 빠져있는 데도 상황이 제대로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더구나 함정 내에 갇힌 실종자 일부의 생존 가능성을 아직은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당장 시급한 것은 정부와 군 당국이 이들의 수색과 구조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일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명박 대통령 또한 안보관계장관회의에서 "현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존자 구조"라며 "마지막까지 최선의 조치를 다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무엇보다 이번 사고와 관련한 의혹제기가 잇따르는 만큼 철저하고 신속한 조사와 그 결과를 남김없이 실종자 가족과 국민들에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고 이후 우려됐던 북한의 도발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고,아직 북의 특이한 동향도 포착되지 않고 있다지만 섣불리 예단할 일이 아님은 물론이다. 모든 가능성에 대해 한 점 의혹을 남기지 않는 조사와 소상한 공개만이 불필요한 오해와 혼란을 차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해군의 초기대응이 미흡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점도 소홀히 넘길 일이 아니다. 물론 사고 당시 긴급한 현장상황을 섣불리 판단할 수 없고 어떤 불가항력적인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폭발사고 후에도 천안함 선수가 한참 동안 바다에 떠있었다는 얘기가 있고,함장이 보고한 지 70분이 지나서야 해경이 현장에 도착해 58명을 구조했다는 사실 등은 논란의 소지가 되기에 충분하다. 해군이 평소 비상사태 발생시 연락체계와 생존 및 인명구조를 위한 훈련 시스템이 제대로 돼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거듭 강조하지만 지금은 만에 하나 생존 가능성이 있는 실종자 구조에 최우선적으로 노력을 기울이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그 다음 하루빨리 침몰한 함정을 인양해 원인을 명확히 밝혀내고 설명해야 한다. 그것이 실종자 가족 및 국민들의 충격과 슬픔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