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리(吉利) 자동차가 미국 포드의 자회사인 볼보를 18억달러에 인수했다.

28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리차와 포드는 이날 스웨덴 볼보자동차 본사에서 최종 인수계약서에 서명했다. 양사는 올 3분기까지 인수작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지리차의 볼보 인수 계약은 중국 자동차 업계 사상 최대 규모다.

포드는 작년 10월 사업 손실을 기록한 볼보를 지리차에 매각키로 하고 협상을 벌여왔다. 이번 계약으로 포드는 1999년 인수 후 지속해 온 볼보와의 협력 관계를 끝내게 됐다. 지난해 창사 이래 최악인 146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난을 겪어온 포드는 작년 6월 재규어와 랜드로버 브랜드도 17억달러를 받고 인도 타타자동차에 매각했다. 포드는 앞으로 링컨 머큐리 등 핵심 브랜드 육성에 집중할 계획이다.

볼보 노조 측은 그동안 향후 증산 계획과 인원감축 문제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를 들어 지리차의 인수에 반대해 왔다. 지리차는 해외 브랜드 강화와 유럽 시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볼보 인수를 적극 추진해왔다. 인수금액 중 10억달러는 중국 은행권 대출로 조달할 예정이다.

지리차는 볼보 인수 후에도 단기적으로는 중국 내 볼보 승용차 공장 설립을 추진하지 않을 계획이다. 볼보는 현재 중국 창안자동차와 합작을 통해 중국에서 일부 승용차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리차의 볼보 인수를 계기로 그동안 공식 관용차로 사용해온 폭스바겐 아우디A6를 볼보로 대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