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세련된 스타일을 즐기는 40대 '뉴 포티족','난 더 이상 아저씨가 아니야(No More Uncle)'라고 외치는 40~50대 '노무족(NOMU族)',품위와 스타일을 중시하는 남성 '로열 댄디족'….

패션에 신경쓰는 40대들이 많아지면서 남성복도 젊어지고 있다. 정장 브랜드에서도 캐주얼 제품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비즈니스 캐주얼은 한층 더 자유로워졌다.

최혜경 마에스트로 디자인실장은 "올 봄과 여름에는 아가일 패턴(세로 격자무늬),워싱 처리한 원단 등이 인기를 얻을 것"이라며 "경제적 안정을 바탕으로 3~4년 전부터 패션계의 '큰손'으로 자리잡은 중년 남성들을 겨냥해 요트,테니스,캠핑 등 럭셔리한 레포츠에서 힌트를 얻은 캐주얼 의류들도 등장했다"고 말했다.

◆'노무족'을 위한 비즈니스 캐주얼

'재킷-셔츠-바지 공식'에서 벗어나 더욱 과감해진 비즈니스 캐주얼의 관건은 재킷을 중심으로 차별화한 연출 포인트를 찾는 것이다. 체크 무늬 재킷이나 버튼에 변형을 준 재킷을 입고 니트와 스웨터 액세서리 등을 매치하는 것도 방법이다.

재킷은 전통적인 감색이나 회색 수트 외에 회색빛이 감도는 분홍색 또는 녹색,은은한 체크 무늬 등 다양한 색상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의류업체들은 전형적인 울 소재 외에도 신축성이 좋은 소재,초경량 소재,구김이 적고 생활 방수 효과가 있는 신소재 등으로 만든 재킷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 민트 분홍 하늘색 계열의 울 · 실크 혼방 스웨터를 회색 베이지 팬츠와 매치하면 보온성이 있으면서도 젊어 보인다는 것.

바랜 듯한 워싱도 주목할 만하다. 마에스트로는 완성된 제품을 통째로 기계에 넣어 워싱 효과를 주는 '가먼트 워싱' 공법으로 원단의 차분한 느낌을 살린 비즈니스 캐주얼 라인을 선보였다. 워싱 중간에 형태의 안정감을 잡아주는 도구를 사용해 가벼우면서도 볼륨감 있는 실루엣을 살렸다는 설명이다.

◆열심히 일한 당신,떠나라

겨우내 지속됐던 한파 때문일까. 올 봄에는 자연스러운 색상과 자연 친화적인 소재를 앞세운 젊고 경쾌한 패션이 주목을 끌고 있다.

브리오니는 바다와 요트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마린 룩'을 선보인다. 리넨과 코튼 등 자연 소재의 팬츠와 데님 헌팅캡,부드럽게 무두질한 누벅 가죽으로 만든 보트 슈즈(주로 배를 탈 때 미끄럽지 않도록 신는 신발) 등으로 구성했다. 찬바람과 햇빛을 막아주고,통풍이 좋은 대나무 원단 소재의 트래블 재킷은 쾌적한 몸 상태를 유지해준다.

카날리는 '더블 브레스티드 블레이져 재킷'을 선보였다. 울실크와 리넨 원단을 소재로 파란색,녹색,라일락색,황토색 등 과감한 색상을 표현했다. 샴페인 컬러의 메탈 또는 자개 버튼이 멋을 더한다. 얇은 퀼팅 조끼나 점퍼를 재킷 속에 겹쳐 입으면 스타일리시해 보인다.

버버리가 봄 · 여름 컬렉션에서 선보인 '버버리 브릿'은 크롭트 진(7~9부 바지),숏(짧은 반바지),스키니 진 등 다양한 스타일을 앞세워 데님 제품으로 연출했다. 포켓이나 허리라인 부분에 버버리 체크 또는 설립 연도가 찍힌 버버리 로고로 장식했다.

◆올 봄 스카프의 돌풍

여성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스카프가 남성복에서 넥타이를 대신하는 아이템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날씨가 쌀쌀한 초봄에는 실크 스카프가 제격.셔츠 맨 윗단추를 풀고 그 속에 스카프를 살짝 보이도록 두르면 보온 효과도 있다. 따뜻해지면 자연스러운 구김이 멋스러운 면과 리넨 혼방 소재가 각광받는다.

정수강 니나리치 디자인 실장은 "회색빛이 감도는 분홍색이나 갈색 파란색 등의 스카프를 단색 재킷이나 유사 계열의 컬러가 들어간 체크 무늬 재킷과 매치하면 좋다"며 "가볍게 늘어뜨리거나 길게 묶어 코디하면 세련돼 보인다"고 말했다. 라운드 스웨터나 티셔츠에는 스카프를 묶지 않고 목 둘레에 겹쳐 보이도록 두르는 것도 방법이다. 브이(V)넥 티셔츠에 가벼운 재킷을 걸쳤을 땐 스카프를 삼각형으로 접고 언밸런스하게 묶으면 감각적으로 보인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