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의 힘…수도권 中企 27곳 '서산 대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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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시 투자유치 비결
유치대상업체 업종별모임 공략…협동화단지 만들어 '패키지 입주'
2015년 부터 공단 본격 가동…고용 1천명·생산유발 1천억 기대
유치대상업체 업종별모임 공략…협동화단지 만들어 '패키지 입주'
2015년 부터 공단 본격 가동…고용 1천명·생산유발 1천억 기대
충남 서산시 투자유치팀이 기발한 '세일즈 발상'으로 수도권에서 27개 유망 중소기업을 대거 끌어들여 화제가 되고 있다. 서산시는 29일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최근 이들과 공동투자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수도권 기업 집단유치는 글로벌 경제위기와 세종시 문제 등으로 기업들의 신규투자와 지방이전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성공했다는 점에서 인근 지자체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서산시 투자유치팀의 기발한 발상이란 다름아닌 '집단 유치전략.'유치대상 업체들이 수도권 공단 안에서 업종별로 모임을 조직하고 교류한다는 점을 간파하고 접근(?)한 것.전기전자 기계 식품 금속 업체들은 공단에서 끼리끼리 모여 공동관심사를 논의하고 정보를 교환하며 친목을 도모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이 유치 포인트였다. 투자유치팀은 서산 내에 협동화단지를 조성한 뒤 업종별로 기업을 패키지로 묶어 집단 이전시키면 이들을 한꺼번에 불러들일 수 있다고 봤다.
조한근 투자유치팀장은 "동종업체의 경우 요구조건이 비슷한데다 함께 모여 있으려는 경향이 강해 이 점을 공략했다"고 성공비결을 설명했다.
집단 유치전략이 입안된 것은 2008년 말. 수도권 유망기업들을 서로 먼저 유치하려는 주변 지자체 간 경쟁이 후끈 달아올랐을 때다. 당진 천안 아산 화성 평택 등이 모두 수도권의 남동 · 안산 · 시화공단 입주업체들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서산시는 개별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종전의 '1 대 1' 설득 방식으로는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보고 이 아이디어를 만들어냈다.
전략은 발품으로 더욱 빛을 발했다. 업체별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만든 미니 조합,기술연구 동아리는 물론 친목모임까지 찾아 뛰어다녔다. 유치팀은 주말도 반납한 채 이들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든 따라 다녔다.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불편이나 요구사항을 수렴했다. 충남도 투자유치팀과 공조체제를 갖췄다.
서산시 투자유치팀의 이 같은 획기적인 세일즈행정은 1년6개월여 만에 결실을 맺었다. 최근 우화정공(대표 최기화) 등 집단이주를 결정한 27개 기업과 공단조성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들 기업은 서산시가 내준 운산면 고산리 일원 17만㎡ 운산산업단지(협동화단지)에 둥지를 틀 예정이다. 총 385억원을 투자해 2015년부터 본격 생산활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곳에는 자동차 부품공장을 비롯해 전기 · 전자,기계부품을 생산하는 18개 기업과 식품제조업체 8개,섬유 1개 업체가 입주하게 된다.
이번 협약에는 또 모든 입주업체가 직원 가운데 30% 이상을 지역주민으로 채용하겠다는 내용까지 담고 있어 지역인재들에게 일자리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운산협동화단지는 시설투자에만 500억원 이상이 투입되고 공장이 본격 가동될 2015년부터 1000명 이상의 고용창출과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생산유발 효과가 기대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몫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상곤 서산시장은 "이전기업들이 기대치보다 훨씬 더 높은 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생산활동에 불편이 없도록 광역상수도 설치사업을 조기에 마무리하고 진입로 개설도 적극 돕겠다"고 강조했다.
서산=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