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정표시장치(LCD) 장비 제조업체인 에스에프에이가 이달 초 장하성펀드가 보유 중이던 회사 지분을 팔고 떠난 이후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3만2900원이던 에스에프에이 주가는 이달 들어 41.33% 급등해 이날 현재 4만6500원을 기록했다. 올 들어 완만한 하향 곡선을 그리던 이 회사 주가가 급반전한 건 장하성펀드로 알려진 미국계 자산운용사 라자드에셋매니지먼트가 이달 8일 보유 중이던 에스에프에이 지분 9.79%를 처분했다고 밝히면서부터다. 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를 표방하는 장하성펀드는 특정 기업의 지분을 사들인 뒤 이를 토대로 회사 측에 경영투명화 등을 요구,주주 가치를 제고하는 것을 목표로 활동해 왔다.

하지만 주가는 막상 이 펀드가 지분을 처분했다는 소식에 반응하고 있다. 주가는 장하성펀드가 지분을 팔았다고 공시한 이후 29.70% 뛰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장하성펀드의 이탈로 "에스에프에이의 대주주 디와이홀딩스가 장하성펀드가 보유한 지분을 전량 매입함에 따라 경영권이 안정돼 사업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주가 급등에는 물론 회사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정 하나대투증권 연구위원은 "회사의 올해 실적은 초박막 액정표시장치(TFT-LCD) 패널업체들의 신규 라인 투자에 따른 디스플레이 장비 수주 급증과 핵융합에너지 · 차세대 디스플레이 장비를 포함한 신규 장비 매출 확대로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위원은 특히 "올 하반기 이후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같은 신규 장비 분야에서도 본격적인 납품이 시작될 것"이라며 "이러한 강한 수주 모멘텀이 올 하반기와 내년 실적 개선을 견인하며 주가 상승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나대투증권은 이 회사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12.3%,46.2%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무안정성이 뛰어난 것도 에스에프에이의 강점으로 꼽힌다. 이 회사가 향후 전공정 장비 업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데,현재 1000억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경쟁 업체에 비해 재무안정성이 높다는 평가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