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자동차株 주도…해운·조선·소비관련株 가세
주요 증권사들은 4월 코스피지수 목표치를 1750선 안팎으로 잡고 있다. 국내 증시의 쌍두마차격인 정보기술(IT)과 자동차가 앞에서 끌고 최근 업황 개선세가 돋보이는 해운 조선 기계 등이 가세하면 반등 국면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중순 이후에는 긴축 관련 이슈가 제기될 수 있고 중국의 위안화 절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경계를 늦추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4월 코스피지수 1750 이상 노린다
코스피지수는 3월 들어 29일까지 97.41포인트(6.11%) 올랐다. 당초 중국의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인민정치협상회의),유럽연합(EU)의 그리스 처리 방향 등 해외 변수에 따라 출렁이는 '캘린더 증시'가 될 것이란 우려를 잠재우고 반등에 성공했다.
자신감을 얻은 증권사들은 4월 장에서 지수가 1700대 중반까지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대신 동양종금 현대증권 등은 4월 예상지수 상단을 1750으로,이트레이드와 메리츠증권은 각각 1770과 1780으로 목표치를 더 높여잡았다. 키움증권은 1800선 터치도 가능하다는 낙관적 전망을 제시했다.
반등세 연장을 기대하는 근거는 국내 기업의 실적 호조와 미국의 경기지표 개선세다. SK증권에 따르면 500대 상장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4분기에 비해 48%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4월 초 1분기 어닝시즌 개막과 함께 나아진 실적을 확인하려는 심리로 주가 흐름은 상승세를 탈 것이란 설명이다.
고용과 소비지표 호전으로 18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라선 미국 증시도 든든한 원군이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기업의 2분기 이익전망치가 최근 상향 조정되고 있다"며 "다우지수는 4월 중 11,000선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양창호 현대증권 연구원은 "다우는 기술적으로 11,300선까지 상승이 가능하며 이 경우 코스피지수는 1750선을 회복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 증시 강세는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에도 긍정적이다. 지난달 100억원 가까이 순매도했던 외국인은 이달 들어 4조8000억원 넘게 순매수했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작년 4~9월 외국인의 월 평균 순매수액 4조3000억원을 이미 넘어섰다"며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만만치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외발 리스크를 무시할 수는 없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긴축과 재정 이슈는 여전히 진행형"이라며 "그리스가 잠잠해진 사이 포르투갈의 신용등급이 떨어진 것처럼 곳곳에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위안화 절상 여부를 놓고 미국과 중국이 대립하는 점도 잠복된 악재다. 내달 15일 미국이 발표하는 전 세계 통화정책 보고서와 5월 말까지 200억유로 규모의 그리스 국채 만기가 돌아오는 점도 점검 포인트다.
◆IT · 자동차 '쌍두마차'에 실적개선주 가세
증권사들이 추천하는 4월 관심주는 IT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와 실적 개선이 돋보이는 턴어라운드주에 집중된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IT주와 자동차주는 실적 전망치 상향과 외국인 선호주라는 2가지 재료를 동시에 갖고 있는 종목이다. 삼성전자 하이닉스 LG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등이 주요 증권사의 유망 종목군에 포함됐다.
지난해 하반기 부진했던 해운 조선 기계주는 올 들어 업황 호전으로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는 대표적인 업종으로 꼽힌다. 대신증권은 관련 종목으로 현대중공업 STX팬오션 S&T대우 등을 제시했다.
소비 관련주에 주목하라는 의견도 많다. 대신증권과 메리츠증권은 나란히 호텔신라와 아모레퍼시픽을 관심주 리스트에 올렸다. 오리온 CJ제일제당 오뚜기 등 음식료주도 포함됐다. 상대적으로 약세인 포스코 현대제철 세아베스틸 등 철강주를 저가 매입할 기회라는 의견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