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이상희 병장 친구의 간절한 기도
네이트 '판'에 무사귀환 염원 글 올려


천암함 침몰사건으로 실종된 승조원 이상희 병장(23)이 전역을 보름 앞두고 화를 당한 사실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전하고 있는 가운데 이 병장의 한 절친한 친구가 무사귀환을 바라는 진심어린 글을 포털사이트에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실명으로 추정되는 오지훈(23)씨는 지난 27일 네이트 '판' 게시판에 자신이 이 병장의 대학 친구라고 밝히며 '천안함에서 근무하던 내 친구 이상희를 찾습니다'라는 제목으로 한 편의 글을 올려 누리꾼들의 가슴을 적시고 있다.

오씨는 "지금 서해 백령도 서남쪽 바다의 수온은 영상 5도로 사람이 한 시간만 빠져있어도 체온이 30도 이하로 떨어져 심장마비가 온다고 한다"며 "정말 가슴 아프고 며칠 동안 눈물로 보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오씨는 이 병장을 2007년 대학교에서 만나 정말 친하게 지냈던 친구라고 설명했다. 오씨가 해군에 입대한 후 이 병장이 3기수 후임으로 2008년 4월에 해군에 입대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전역을 한 달 앞둔 지난 26일 오후 9시 30분경 마지막 출동을 수행하는 중 천암함의 함미 부분의 폭발과 함께 이 병장이 실종됐다고 덧붙였다.

오씨는 이 병장 아버지와의 실제 통화 내용을 언급하며 친구를 잃은 애통함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상희 아버지와 통화했는데 너무 덤덤하게 오히려 나를 달래줬다"며 "걱정될지 알고 있는데도 그렇게 날 달래주는 목소리를 들으니 정말 견딜 수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오씨는 글 후반에 친구가 꼭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을 다소 거칠게 풀어내기도 했다 그는 "이상희 이새끼야 살아 있어야돼 꼭. 네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잖아. 5월 1일이면 너 나오는 거였잖아. 어디 간거야. 빨리 나타나라고"라며 말했다.

마지막으로 오씨는 누리꾼들에게 이 병장의 싸이월드 미니홈페이지에 들러 꼭 돌아오라는 짧은 말이라도 남겨줄 것을 간곡히 부탁했다. 오후 7시 50분 현재 이 병장의 미니홈피에는 이날에만 2만2518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글쓰기 권한이 있는 이 병장의 지인들은 "상희야 난 진짜 살아있다는 희망 아직 안 버렸다. 돌아와라. 거기는 네가 있을 데가 아니다", "형네 집 와서 요리해줘야 되니까 얼른 나와. 꼭", "상희야 널 기다리는 사람이 이렇게 많아. 빨리 오라고" 등의 글을 남기고 있다.

한편 이 병장은 3남매 중 둘째로 충남 홍성에 있는 한 대학의 조리학과 1학년에 다니다 군에 입대해 조리병으로 근무했다. 전역 후에는 일본으로 요리 유학을 갈 계획까지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