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들이 한국증시로 몰려들고 있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중국기업인 성융광전투자유한공사와 웨이포트유한공사가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요청했다. 31일에는 차이나킹하이웨이가 첫 거래를 개시한다.

현재 한국증시에서 거래되고 있는 중국기업은 연합과기, 화풍집단KDR, 중국원양자원(이상 유가증권시장), 3노드디지탈, 차이나하오란, 차이나그레이트, 코웰이홀딩스, 중국식품포장, 중국엔진집단, 글로벌에스엠테크(이사 코스닥시장) 등 모두 10개사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11개 외국기업 가운데 일본 국적의 모바일콘텐츠 개발 전문업체인 네프로아이티를 제외한 10개사가 중국업체인 것.

중국기업이 이렇게 한국증시로 눈을 돌리는 것은 운영자금을 보다 쉽게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중국의 경우 정부 당국이 긴축정책의 일환으로 은행의 기업대출을 까다롭게 만든데다 상장대기 기업수만 수 백 곳에 이르고 있다.

박매화 한화증권 중국기업 담당 애널리스트는 "한국에 상장하는 대부분 중국기업은 중소업체"라며 "이는 이들 중소업체가 중국에서 자금을 마련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가 긴축정책에 돌입하는 시기를 놓고 저울질하는 상황에서 중소기업이 은행대출을 받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으며,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대기업에 비해 신용도가 크게 낮아 채권도 발행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수많은 상장대기 기업수도 문제다. 그는 "중국증시 상장을 기다리는 업체수는 수 백 곳에 이를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한국시장은 상장요건만 제대로 갖추면 상장이 확실하고, 이를 위한 준비기간도 1~2년 정도로 다른 국가들에 비해 비교적 짧다는 평가다.

제1호 중국상장사인 3노드디지탈 관계자는 "한국증시에 상장한 이유는 2007년 당시 한국이 중국보다 유동성이 풍부해 자금마련이 용이한 것으로 판단했고, 때마침 거래소로부터 상장 권유를 받았다"고 말했다.

나사 생산업체인 글로벌에스엠테크 관계자도 "이미 한국에 진출한 중국기업이 많아 홍콩 등 다른 아시아국가에 비해 상장이 용이했다"고 설명했다.

거래소도 해외기업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거래소는 그간 해외기업 상장을 위해 벌인 노력이 중국기업들의 상장러시로 결실을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중국기업의 한국상장을 유도하기 위해 2년전 중국 베이징에 현지 사무소를 설치했던 게 첫 시도였다"며 "중국은 시장규모에 비해 기업수가 워낙 많았기 때문에 해외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이 상당수였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