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크본드' 화려한 부활…글로벌 금융시장 회복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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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전세계 383억달러 발행…JP모건 '新골디락스' 평가
한국 채권가격도 상승세
한국 채권가격도 상승세
국제 금융시장에서 고위험(리스크) 추구 성향이 확산되면서 투기등급 채권인 정크본드 발행이 증가하고 회사채 신용 스프레드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이를 두고 JP모건체이스는 고위험 신용시장에서 '골디락스'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호황이라는 의미다.
29일 블룸버그통신 집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 세계에서 발행된 정크본드(신용등급이 투자적격인 BBB- 미만 채권) 규모는 383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월간으로 정크본드 발행 규모가 최대였던 2006년 11월의 360억달러를 웃도는 것이다.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정크본드 수익률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정크본드 수익률은 0.95%포인트 하락,국채와 수익률 차이가 5.96%포인트 이내로 줄었다. 금융조사회사 EPFR에 따르면 1분기 중 투기등급에 투자하는 펀드에 유입된 자금 규모는 336억달러이다. 이 자금 중 상당액이 정크본드 시장에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기업이나 사모펀드가 인수 · 합병을 위해 빌려 쓰는 자금인 고수익 레버리지 대출도 급격히 늘고 있다. JP모건체이스의 조사에 따르면 2,3월 중 고수익 레버리지 대출 규모는 200억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관련 대출 규모가 380억달러인 점에 비춰 레버리지 대출시장이 급속히 정상을 되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회사채시장에도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만기가 같은 국채와 회사채 간 수익률 차이(스프레드)가 1.51%포인트 정도로 줄었다. 2007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격차다. 3년 만기 모기지증권의 수익률 스프레드도 1년 전 3.50%포인트에서 최근 1.55%포인트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회사채 부도위험을 보장하는 신용부도스와프 비용도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북미 지역 150개사의 회사채를 대상으로 산출한 종합신용위험 지수인 CDX 14는 이날 86.2베이시스포인트(bp)로 떨어졌다. 이 지수는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한 직후 279.74bp까지 치솟았다.
신용시장이 급속히 안정을 되찾아가면서 한국 은행들이 발행한 채권 유통수익률과 같은 기간 미 국채 간 수익률 격차도 줄었다. 신한은행은 최근 5년 만기 채권 7억달러어치를 발행하면서 5년 만기 국채 수익률에 2.05%포인트의 프리미엄을 얹어 발행금리를 결정했다. 하지만 투자자금이 계속 유입되면서 미 국채 수익률에 1.90%포인트를 더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 발행된 우리은행의 5년6개월물 채권 5억달러어치도 채권 시장에서 미 국채에 1.97%포인트를 더한 수준에서 거래됐다. 작년 8월 우리은행이 8억달러를 조달할 때는 미 국채에 4.50%포인트의 가산금리를 적용했었다.
고위험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는 배경으로 미국 경제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을 꼽을 수 있다. 2월 개인소비 지출이 0.3% 증가하는 등 소비가 5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3월 비농업 부문 고용도 20만명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이달 말 모기지 증권 매입을 종료해도 모기지 증권 수익률 스프레드가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기금과 금융사 등 시장 참여자들이 FRB의 역할을 대신할 정도로 시장이 정상화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골드만삭스의 찰스 히멜버그 수석 신용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최근 경기 상황이 신용물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
◆골디락스=영국의 전래동화 '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에 등장하는 소녀의 이름.곰이 끓인 세 가지 수프 중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것을 먹고 좋아했다는 데서 유래한 말이다. 파이낸셜타임스가 중국이 2004년 9.5%의 고도 성장을 이루면서도 물가상승 현상이 없는 것을 두고 "중국 경제가 골디락스에 진입했다"고 기사화하면서 널리 쓰였다.
29일 블룸버그통신 집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 세계에서 발행된 정크본드(신용등급이 투자적격인 BBB- 미만 채권) 규모는 383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월간으로 정크본드 발행 규모가 최대였던 2006년 11월의 360억달러를 웃도는 것이다.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정크본드 수익률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정크본드 수익률은 0.95%포인트 하락,국채와 수익률 차이가 5.96%포인트 이내로 줄었다. 금융조사회사 EPFR에 따르면 1분기 중 투기등급에 투자하는 펀드에 유입된 자금 규모는 336억달러이다. 이 자금 중 상당액이 정크본드 시장에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기업이나 사모펀드가 인수 · 합병을 위해 빌려 쓰는 자금인 고수익 레버리지 대출도 급격히 늘고 있다. JP모건체이스의 조사에 따르면 2,3월 중 고수익 레버리지 대출 규모는 200억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관련 대출 규모가 380억달러인 점에 비춰 레버리지 대출시장이 급속히 정상을 되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회사채시장에도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만기가 같은 국채와 회사채 간 수익률 차이(스프레드)가 1.51%포인트 정도로 줄었다. 2007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격차다. 3년 만기 모기지증권의 수익률 스프레드도 1년 전 3.50%포인트에서 최근 1.55%포인트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회사채 부도위험을 보장하는 신용부도스와프 비용도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북미 지역 150개사의 회사채를 대상으로 산출한 종합신용위험 지수인 CDX 14는 이날 86.2베이시스포인트(bp)로 떨어졌다. 이 지수는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한 직후 279.74bp까지 치솟았다.
신용시장이 급속히 안정을 되찾아가면서 한국 은행들이 발행한 채권 유통수익률과 같은 기간 미 국채 간 수익률 격차도 줄었다. 신한은행은 최근 5년 만기 채권 7억달러어치를 발행하면서 5년 만기 국채 수익률에 2.05%포인트의 프리미엄을 얹어 발행금리를 결정했다. 하지만 투자자금이 계속 유입되면서 미 국채 수익률에 1.90%포인트를 더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 발행된 우리은행의 5년6개월물 채권 5억달러어치도 채권 시장에서 미 국채에 1.97%포인트를 더한 수준에서 거래됐다. 작년 8월 우리은행이 8억달러를 조달할 때는 미 국채에 4.50%포인트의 가산금리를 적용했었다.
고위험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는 배경으로 미국 경제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을 꼽을 수 있다. 2월 개인소비 지출이 0.3% 증가하는 등 소비가 5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3월 비농업 부문 고용도 20만명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이달 말 모기지 증권 매입을 종료해도 모기지 증권 수익률 스프레드가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기금과 금융사 등 시장 참여자들이 FRB의 역할을 대신할 정도로 시장이 정상화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골드만삭스의 찰스 히멜버그 수석 신용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최근 경기 상황이 신용물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
◆골디락스=영국의 전래동화 '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에 등장하는 소녀의 이름.곰이 끓인 세 가지 수프 중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것을 먹고 좋아했다는 데서 유래한 말이다. 파이낸셜타임스가 중국이 2004년 9.5%의 고도 성장을 이루면서도 물가상승 현상이 없는 것을 두고 "중국 경제가 골디락스에 진입했다"고 기사화하면서 널리 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