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둘레길 만들기 힘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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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이상이 사유지…소유주 설득 난항
"공익을 위한 것이니 공사 허락 좀 해주세요. "(국립공원관리공단 북한산 사무소 직원)
"내가 공사 좀 한다고 할 땐 손도 못 대게 하더니.안 돼요!"(토지소유자)
국립공원관리공단 북한산사무소의 김동수 탐방시설과 계장 등 직원 4명은 요즘 공원 내 토지소유자들을 설득하는 데 하루를 다 보낸다. 지난해부터 북한산국립공원 안에 만들고 있는 트레킹 코스인 '둘레길'의 70% 이상이 사유지이기 때문이다. 김 계장은 "최근에 공개한 3.4㎞짜리 순례길 구간 중 2㎞ 이상이 사유지"라며 "토지소유자 7명을 직원 4명이 돌아가며 2~3개월간 설득하고 사유지 주변에 펜스,목책 등을 설치해주는 조건으로 겨우 허락을 받아냈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립공원관리공단이 공원 내에서 진행하는 사업들은 토지소유주들의 반대로 추진 속도에 제동이 걸리기 쉽다. 국내 20개 국립공원의 전체 면적 가운데 30%가 사유지이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산국립공원의 경우 전체 면적 79㎢ 중 40.4%가 사유지다. 지리산(17.3%)이나 소백산(19.1%)보다 두 배 이상 많다. 해상국립공원과 경주국립공원을 제외하면 북한산보다 사유지 비율이 높은 국립공원은 계룡산(48.0%) 한 곳뿐이다.
공원 측은 공원 내 사유지를 정비,보수할 때 소유주에게 '무상사용 요청'을 한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대부분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 관계자는 "이들은 사유지라며 가건물을 짓거나 나무를 베는 등 불법행위를 하다 벌금을 내는 등 그동안 마찰이 적지 않았다"며 "이처럼 자기 땅을 뜻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공원 측이 공사를 한다고 하니 비협조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불협화음을 없애기 위해선 토지보상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의 1년 예산은 1500억원.이 중 사유지 매입을 위해 편성된 예산은 10억~20억원에 불과하다.
공단 관계자는 "올해 안에 북한산국립공원 내 강북구,은평구 지역 둘레길을 마무리 지을 예정인데 토지소유자들의 동의를 받을 생각을 하면 머리가 아프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내가 공사 좀 한다고 할 땐 손도 못 대게 하더니.안 돼요!"(토지소유자)
국립공원관리공단 북한산사무소의 김동수 탐방시설과 계장 등 직원 4명은 요즘 공원 내 토지소유자들을 설득하는 데 하루를 다 보낸다. 지난해부터 북한산국립공원 안에 만들고 있는 트레킹 코스인 '둘레길'의 70% 이상이 사유지이기 때문이다. 김 계장은 "최근에 공개한 3.4㎞짜리 순례길 구간 중 2㎞ 이상이 사유지"라며 "토지소유자 7명을 직원 4명이 돌아가며 2~3개월간 설득하고 사유지 주변에 펜스,목책 등을 설치해주는 조건으로 겨우 허락을 받아냈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립공원관리공단이 공원 내에서 진행하는 사업들은 토지소유주들의 반대로 추진 속도에 제동이 걸리기 쉽다. 국내 20개 국립공원의 전체 면적 가운데 30%가 사유지이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산국립공원의 경우 전체 면적 79㎢ 중 40.4%가 사유지다. 지리산(17.3%)이나 소백산(19.1%)보다 두 배 이상 많다. 해상국립공원과 경주국립공원을 제외하면 북한산보다 사유지 비율이 높은 국립공원은 계룡산(48.0%) 한 곳뿐이다.
공원 측은 공원 내 사유지를 정비,보수할 때 소유주에게 '무상사용 요청'을 한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대부분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 관계자는 "이들은 사유지라며 가건물을 짓거나 나무를 베는 등 불법행위를 하다 벌금을 내는 등 그동안 마찰이 적지 않았다"며 "이처럼 자기 땅을 뜻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공원 측이 공사를 한다고 하니 비협조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불협화음을 없애기 위해선 토지보상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의 1년 예산은 1500억원.이 중 사유지 매입을 위해 편성된 예산은 10억~20억원에 불과하다.
공단 관계자는 "올해 안에 북한산국립공원 내 강북구,은평구 지역 둘레길을 마무리 지을 예정인데 토지소유자들의 동의를 받을 생각을 하면 머리가 아프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