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던 코스닥 상장사들이 뒤늦게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면서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 통상적인 감사보고서 제출 시한인 지난 23일까지 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해 '감사의견 거절'설이 나돌며 곤두박질치던 주가가 방향을 튼 것이다. 그러나 실제 기업 가치가 달라진 것은 아니므로 여전히 유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달 29일까지 5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지속하던 티지에너지는 30일 3.92% 상승 반전했다. 티지에너지는 23일까지 감사보고서를 내지 못해 주가가 470원에서 255원까지 급락했다. 그러나 29일 장 마감 후 '적정'으로 표기된 감사보고서가 나오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감사의견'비적정' 풍문이 돌아 실제 거래정지까지 당했던 셀런도 적정 의견이 담긴 감사보고서가 29일 나와 바로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으로 1370원이던 주가가 720원으로 반토막났던 인네트 역시 29일 적정 의견을 받아들고 이틀째 상한가까지 급등하고 있다.

상장폐지 문턱까지 갔다 살아난 기업도 있다. 클라스타는 상장폐지 실질심사에 들어가면서 지난 15일부터 거래가 정지됐지만 26일 장 마감 이후 폐지 대상에서 제외됐다. 주말이 지나 거래가 재개돼 29일 14.77%,30일 14.85%의 급등세를 보였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이들이 상장폐지를 모면하며 한고비 넘긴 것은 사실이지만 기업 가치 자체가 좋아진 것은 아닌 만큼 매수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상윤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위기를 일단 넘겼지만 아직도 중환자실에 있다고 봐야 한다"며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 기술적 반등이 진행되고 있지만 1분기 실적과 반기보고서 발표 등 고비가 아직 남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네트는 감사보고서에서 당초 251억원으로 집계했던 순손실이 387억원으로 대폭 늘었다고 밝혔다. 티지에너지도 자본잠식률 50% 이상,자기자본 대비 사업손실 50% 초과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상태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