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과 GMAC파이낸셜서비스,크라이슬러그룹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글로벌 금융위기 때 미국 정부로부터 공적자금을 수혈받았다는 사실이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본사에서 최고경영자(CEO)의 얼굴을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AIG 본사는 미국의 뉴욕 맨해튼에 있다. 그렇지만 로버트 벤모시 CEO는 플로리다주에 산다. 이 때문에 적어도 근무시간의 절반 정도는 본사 사무실 밖에 있다. 마이클 카펜터 GMAC파이낸셜서비스 CEO도 코네티컷주 그리니치에 살며 주로 뉴욕사무실에서 일한다. 디트로이트 본사에는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들른다. 지난해부터 크라이슬러 그룹 CEO를 겸하고 있는 세르지오 마치오네 피아트 CEO는 이탈리아와 디트로이트시에서 절반씩 일한다.

이처럼 본사에서 멀리 떨어져 지낼 수 있는 '권리'가 구제금융을 받은 기업 CEO들에게 새로운 '특전'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 보도했다. 여론의 눈치를 보느라 골프장 회원권,개인 경호와 같은 전통적인 특전을 누리기 힘든 상황에서 '부재중' 경영을 인정받는 것은 엄청난 특혜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