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사진)은 "카드사업 부문을 은행에서 분리해 독자 경영함으로써 보다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겠다"고 30일 밝혔다. 또 "4.5%에 불과한 우리금융의 해외사업 비중을 중장기적으로 15% 수준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우리금융 창립 9주년(4월2일)을 맞아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회계처리와 영업준비 등을 감안하면 4분기 중 카드사업 분사를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카드는 '2002년 카드 대란' 당시 다른 카드사와 마찬가지로 부실화되면서 우리은행과 합병됐다. 우리금융이 다시 카드 사업을 은행으로부터 분리하려는 것은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영업력을 끌어올려 카드 사업 부문의 비중을 늘리자는 포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현재 우리카드의 시장점유율이 8% 수준으로 높아져 우리카드를 은행으로부터 분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카드 사업이 확장되면 우리금융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또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체된 국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해외사업 역량을 강화해 3~5년 후에는 해외사업 비중이 15%까지 되도록 하겠다"는 게 이 회장의 얘기다. 우리금융은 우선 현대자동차가 진출해 있는 인도 첸나이와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업체들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브라질 상파울루에 진출할 계획이다. 두 곳이 전략적 선점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지금은 현지 금융당국과 지점 및 현지법인 설립 인가를 협의하고 있다.

이 회장은 "국내 금융회사들이 미국 일본 중국 등에서 오래 전부터 진출해 영업하고 있지만 대부분 교민이나 현지진출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소극적 영업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 뒤 "우리금융은 현지 전문인력을 확보해 현지인 중심의 영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현지 역량과 경험을 보완하기 위해 전략적 제휴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자금운용과 관련,"올 들어 금융권 전체에 들어온 수신이 35조원이고 우리금융에 들어온 게 3조원인데 지금 많은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며 "우리금융으로 고객을 불러 모을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상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확정금리를 지급하는 정기적금과 이와 연계해 신용카드 포인트가 정기적금에 불입되는 V적금 카드 등을 핵심 상품으로 마케팅할 예정"이라며 "대출은 당분간 별다른 수요가 없을 전망이어서 삼성생명 등 기업공개(IPO) 때 공모주 청약자금 및 우리사주 청약자금을 신용대출해주는 것과 같은 틈새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는 계획을 내놨다.

이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4월2일 우리금융 창립 9주년에 맞춰 국내 계열사는 물론 해외법인이나 지점들도 사회봉사활동을 하기로 했다"며 "일부 국내 직원들은 베트남에 가서 집짓기 등의 지원활동도 벌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