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일 많이 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 한국 국민은 스스로도 빡빡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10세 이상 국민 가운데 69.7%가 '평소 바쁘거나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 성장으로 2004년에 비해 국민소득은 늘어났지만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국민은 오히려 1.6%포인트 증가했다. 시간이 전혀 부족하지 않다고 느끼는 국민은 8.9%에 불과했다.

연령대별로는 사회활동을 가장 왕성하게 하는 30대의 84.2%가 시간 부족을 호소했다. 사회 초년생인 20대와 학업에 매달린 10대도 각각 79.5%와 75.3%가 많이 바쁘다고 느꼈다. 60세 이상에서는 67.7%가 시간이 부족하지 않다고 느꼈다.

국민의 취침과 기상 시각은 5년 전과 거의 비슷했다. 평일 취침과 기상 시각의 경우 2004년에는 오후 11시38분과 오전 6시53분이었고,이번 조사에서는 오후 11시37분과 오전 6시50분이었다. 토요일 밤 잠자리에 들어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도 오후 11시40분~오전 7시40분과 오후 11시41분~오전 7시35분으로 별 차이가 없었다.

학생들의 경우 학습시간은 더 늘어났다. 초 · 중 · 고 · 대학생 모두 평일 학습시간이 5년 전에 비해 각각 16분,19분,33분,37분 증가했다. 초 · 중학생의 경우 학교 외 학습시간이,고등학생은 학교 학습시간이 각각 늘어났다.

토요일은 격주 수업제 도입으로 초 · 중 · 고교생의 학교 수업시간이 모두 감소했다. 일요일은 초 · 중 · 고 · 대학생의 학습 시간이 각각 12분,21분,28분,15분 늘어나 입시와 취업 전쟁이 더 치열해졌다는 분석을 가능케 했다.

바쁜 생활로 신문을 읽는 국민도 줄었다. 10세 이상 국민 가운데 활자 신문을 하루 10분 이상 읽은 사람은 평일 13.7%,토요일 13.1%,일요일 9.1%였고 이들이 읽는 시간은 평균 36~37분이었다.

5년 전과 비교하면 신문 읽는 비율이 평일 2.8%포인트,토요일에는 2.0%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30대와 40대의 하락률이 컸다. 반면 일요일에는 0.1%포인트 상승했다. 읽는 시간은 2004년과 큰 변화가 없었다.

정보검색 게임 교제 등 여가 목적으로 컴퓨터를 이용하는 국민 비율도 5년 전보다 증가했지만 이용 시간은 오히려 줄었다. 이용 시간은 평일 25분,토요일 38분,일요일 40분으로 2004년에 비해 3분,1분,4분 감소했다. 연령대별로는 10~20대 남자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