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세계 최대 철광석 생산업체인 브라질 발레사와 올해 철광석 도입 가격을 전년 대비 배 가까이 인상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내 철강재 가격도 크게 오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30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일본 신일본제철은 발레사와 올해 2분기에 들여올 철광석 가격을 작년보다 83~86% 오른 t당 105달러 선으로 잠정 합의했다. 두 회사는 잠정 합의 이후에도 추가 협상을 벌여 정식가격을 결정한 후 소급 적용키로 했다. 서로 주장하고 있는 가격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철광석 도입가격 금융위기 이전 수준 복귀

포스코와 신일본제철이 잠정 합의한 도입가격은 국제 철광석 가격이 사상 최고치에 달했던 2008년 수준을 넘어선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경기 회복 추세로 글로벌 철강업체들의 가동률이 높아져 철광석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쇳물을 만들 때 필요한 원료탄 가격도 50% 이상 올라 철광석 가격 인상이 예견돼 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발레사와의 협상 결과는 호주 리오틴토사 등 다른 글로벌 철광석 생산업체들과의 향후 협상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다른 광산업체들로부터 들여오는 철광석 가격도 비슷한 수준으로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시아 주요 철강사들은 가격 인상뿐만 아니라,그동안 광산업체들이 추진해 온 분기별 구매 가격협상 방식을 사실상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철강업체들은 원료 공급처들과 연간 공급계약을 맺어 왔다. 연간에서 분기별 공급계약으로 변경됨에 따라 철광석 및 철강재 가격 변동 폭도 더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철광석 스폿시장 가격을 수시로 반영할 수 있어서다.

◆자동차 조선 전자 업계 원가 부담

철광석 가격이 배 가까이 오른 데다, 앞서 고로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강점탄 역시 전년 대비 55% 인상됨에 따라 국내 철강업체들의 철강재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자동차 조선 전자 등 수요업계의 생산원가 상승도 이어질 전망이다.

일단 국내 철강시장의 기준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는 포스코 측은 "아직 가격 인상 폭이나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선 포스코가 빠르면 다음 달 내에 열연강판,냉연강판,후판 등 주요 철강재 가격을 10~20%가량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냉연강판의 가격 인상 폭은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동국제강 역시 가격 인상 시기와 폭을 조율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이미 철근과 H형강 가격을t당 5만원씩 인상키로 했다. 철근 가격은 t당 74만1000원(고장력 10㎜ 기준)에서 79만1000원으로 올랐으며 H형강(소형기준)은 86만원에서 91만원으로 인상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가격을 올린 국내 철강사들도 인상 폭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추가적인 가격 인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