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원화강세에 베팅…이달매수 사상최대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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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조원 '사자'…기관·개인 매도에도 1700 회복
외국인 기관투자가들 "한국이 아시아 최고"
외국인 기관투자가들 "한국이 아시아 최고"
"외국인 '큰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수출주 중심에서 은행주로 확산되는 양상입니다. "
외국계 증권사 기관영업 본부장들은 외국인 순매수 행진이 13일 연속 이어진 30일 시장 상황을 이같이 전했다. 외국인은 이날도 3580억원의 주식을 쓸어담으며 코스피지수가 1700선을 탈환하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 속에 주식형펀드로 글로벌 자금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는 데다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 증시의 매력이 여전히 높아 외국인 '사자' 행진이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다만 최근 한 달간 100포인트가량 오르면서 1분기 실적을 확인해 보자는 경계심리도 형성되고 있다. ◆외국인 사상 2번째 순매수
이날 코스피지수는 8.20포인트(0.48%) 오른 1700.19로 마감해 지난 1월21일(1722.0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시장의 관심은 단연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3월 들어 이날까지 21거래일 중 단 하루(11일)를 뺀 20일 동안 순매수해 종전 최장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31일에도 외국인이 순매수하면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3월이 아직 하루 남긴 했지만 이미 5조2000억원 이상을 사들여 작년 7월(5조9395억원)에 이어 사상 두 번째 월간 순매수 기록을 세울 것도 확실시된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분석부장은 "미국 경기 회복 기대감이 외국인 순매수의 주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위험 자산인 주식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상황에서 글로벌 주식형펀드로 자금이 들어오면서 두둑한 '실탄'을 제공해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마저 추세적 강세를 보이면서 환차익까지 기대할 만한 여건이라는 설명이다.
최근에는 조정을 기다리던 외국인까지 적극 가세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안승원 UBS 전무는 "지난해 상승장에서 한국 비중을 줄여 수익을 낼 기회를 놓친 외국인이 더 이상 못 버티고 비중을 늘리고 있다"며 "시장 추세를 보고 거래하는 큰 자금들이 주문을 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아시아에서 가장 매력적인 시장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설문 조사 결과도 한국 증시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피델리티인터내셔널은 이날 유럽과 아시아 기관투자가들이 한국을 아시아 선진 증시 중 가장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았다고 발표했다. 피델리티가 지난 2월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과 함께 유럽 아시아의 109개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아시아시장 투자 의향을 조사한 결과다. 이 결과에 따르면 기관투자가 중 66%는 본인이 속한 기관이 향후 1년 동안 한국 투자 비중을 늘리거나 유지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카를로 베네스 피델리티 아 · 태 기관영업 대표는 "대다수 기관은 한국의 최근 경제 회복이 견조한 펀더멘털을 기반으로 이뤄졌으며 이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나온 BOA메릴린치의 3월 글로벌 펀드매니저 설문조사(FMS) 보고서와 도이체방크의 606개 기관 대상 설문에서도 한국에 대한 '비중 확대' 의견이 주를 이뤘다.
반면 국내 기관투자가는 이날 2360억원 넘게 순매도하며 13일 연속 주식을 팔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오를 때마다 펀드 환매가 급증해 기관들이 주식을 내다팔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이달 들어 국내 주식형펀드에선 1조2700억원이 순유출됐다. 개인도 1160억원 이상 팔아치우며 6일째 '팔자' 행진을 이어갔다.
◆수출주 이어 은행주까지 관심 확대
외국인 순매수는 좀 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지난주 싱가포르에서 외국인을 만나고 온 권기정 RBS증권 상무는 "한국에 대한 시각이 상당히 불리시(긍정적)하다"며 "특히 중국보다 한국이 더 낫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위안화 절상이나 잠재적인 금리 인상 등의 위험 요인이 있는 데 비해 한국은 주가 수준이 매력적이라는 지적이다. 이날 한국의 주가수익비율(PER)은 9.6배로 아시아 주요 증시에 비해 크게 낮은 편이다. 안 전무도 "외국인은 중국의 긴축을 경계하고 있고,인도에 대해서는 워낙 비싸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IT나 자동차 등 수출주에 이어 최근 들어선 은행업종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는 전언이다. 권 상무는 "은행주의 경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당히 보수적인 시각이었지만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로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안 전무도 "은행들의 실적 개선뿐 아니라 금융지주 간 합병이 향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안 전무는 "미국 증시가 상승 추세를 이어오면서 국내 증시도 1700선을 회복했지만 조금씩 조심스러운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1분기 실적 개선을 확인하고 보자는 얘기도 있다"고 지적했다.
서정환/강지연 기자 ceoseo@hankyung.com
외국계 증권사 기관영업 본부장들은 외국인 순매수 행진이 13일 연속 이어진 30일 시장 상황을 이같이 전했다. 외국인은 이날도 3580억원의 주식을 쓸어담으며 코스피지수가 1700선을 탈환하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 속에 주식형펀드로 글로벌 자금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는 데다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 증시의 매력이 여전히 높아 외국인 '사자' 행진이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다만 최근 한 달간 100포인트가량 오르면서 1분기 실적을 확인해 보자는 경계심리도 형성되고 있다. ◆외국인 사상 2번째 순매수
이날 코스피지수는 8.20포인트(0.48%) 오른 1700.19로 마감해 지난 1월21일(1722.0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시장의 관심은 단연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3월 들어 이날까지 21거래일 중 단 하루(11일)를 뺀 20일 동안 순매수해 종전 최장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31일에도 외국인이 순매수하면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3월이 아직 하루 남긴 했지만 이미 5조2000억원 이상을 사들여 작년 7월(5조9395억원)에 이어 사상 두 번째 월간 순매수 기록을 세울 것도 확실시된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분석부장은 "미국 경기 회복 기대감이 외국인 순매수의 주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위험 자산인 주식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상황에서 글로벌 주식형펀드로 자금이 들어오면서 두둑한 '실탄'을 제공해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마저 추세적 강세를 보이면서 환차익까지 기대할 만한 여건이라는 설명이다.
최근에는 조정을 기다리던 외국인까지 적극 가세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안승원 UBS 전무는 "지난해 상승장에서 한국 비중을 줄여 수익을 낼 기회를 놓친 외국인이 더 이상 못 버티고 비중을 늘리고 있다"며 "시장 추세를 보고 거래하는 큰 자금들이 주문을 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아시아에서 가장 매력적인 시장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설문 조사 결과도 한국 증시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피델리티인터내셔널은 이날 유럽과 아시아 기관투자가들이 한국을 아시아 선진 증시 중 가장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았다고 발표했다. 피델리티가 지난 2월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과 함께 유럽 아시아의 109개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아시아시장 투자 의향을 조사한 결과다. 이 결과에 따르면 기관투자가 중 66%는 본인이 속한 기관이 향후 1년 동안 한국 투자 비중을 늘리거나 유지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카를로 베네스 피델리티 아 · 태 기관영업 대표는 "대다수 기관은 한국의 최근 경제 회복이 견조한 펀더멘털을 기반으로 이뤄졌으며 이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나온 BOA메릴린치의 3월 글로벌 펀드매니저 설문조사(FMS) 보고서와 도이체방크의 606개 기관 대상 설문에서도 한국에 대한 '비중 확대' 의견이 주를 이뤘다.
반면 국내 기관투자가는 이날 2360억원 넘게 순매도하며 13일 연속 주식을 팔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오를 때마다 펀드 환매가 급증해 기관들이 주식을 내다팔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이달 들어 국내 주식형펀드에선 1조2700억원이 순유출됐다. 개인도 1160억원 이상 팔아치우며 6일째 '팔자' 행진을 이어갔다.
◆수출주 이어 은행주까지 관심 확대
외국인 순매수는 좀 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지난주 싱가포르에서 외국인을 만나고 온 권기정 RBS증권 상무는 "한국에 대한 시각이 상당히 불리시(긍정적)하다"며 "특히 중국보다 한국이 더 낫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위안화 절상이나 잠재적인 금리 인상 등의 위험 요인이 있는 데 비해 한국은 주가 수준이 매력적이라는 지적이다. 이날 한국의 주가수익비율(PER)은 9.6배로 아시아 주요 증시에 비해 크게 낮은 편이다. 안 전무도 "외국인은 중국의 긴축을 경계하고 있고,인도에 대해서는 워낙 비싸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IT나 자동차 등 수출주에 이어 최근 들어선 은행업종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는 전언이다. 권 상무는 "은행주의 경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당히 보수적인 시각이었지만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로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안 전무도 "은행들의 실적 개선뿐 아니라 금융지주 간 합병이 향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안 전무는 "미국 증시가 상승 추세를 이어오면서 국내 증시도 1700선을 회복했지만 조금씩 조심스러운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1분기 실적 개선을 확인하고 보자는 얘기도 있다"고 지적했다.
서정환/강지연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