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통신장비 제조기업인 에이스테크놀로지가 영국 무선통신기술연구소 WTL(Wireless Technology Laboratories)을 인수했다. 이 회사는 30일 WTL의 연구인력과 시설을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WTL은 1946년 설립된 연구소로 무선통신과 전파 분야 선행기술을 개발한 곳이다. 1992년 이후 지금까지 4000건이 넘는 특허기술을 등록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찰스 가오 박사(77 · 영국 스탠더드텔레콤연구소 소속)도 이곳 출신이다. WTL은 1992년 캐나다 통신기업인 노텔에 인수됐으나 지난해 노텔이 파산신청을 하면서 매물로 나왔다.

WTL은 현재 차세대 RF(무선고주파) 시스템과 기지국안테나,무선랜 등의 분야에서 평균 20년 이상 연구경력을 갖춘 28명의 연구원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WTL이 보유하고 있는 특허 등 지식재산권은 노텔의 사업권을 인수하는 기업에 넘어간다"고 설명했다.

에이스테크놀로지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차세대 기술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우선 올 4분기에 새로운 기지국안테나 플랫폼을 개발,이 부문 매출을 지난해 310억원에서 내년엔 1000억원 정도로 늘릴 계획이다.

특히 저가 안테나 플랫폼을 개발해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관련 분야 세계 1,2위 기업인 독일 카트라인,미국 앤드류와의 격차를 좁혀나가기로 했다.

구관영 에이스테크놀로지 회장은 "WTL의 연구인력과 본사 인력 간 교류와 R&D(연구 · 개발)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순환 근무제를 도입하겠다"며 "성능과 가격경쟁력을 동시에 갖춘 차세대 제품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