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펀드 수익률, 채권이 주식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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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권 등락·펀드 환매로 주식형 0.7% 손실
금리하락 타고 채권형 2.82%…해외는 러·日 선전
금리하락 타고 채권형 2.82%…해외는 러·日 선전
올 1분기(1월~3월30일) 국내 주식형펀드 운용 실적은 신통치 못했다. 5분기 만에 손실을 봤고 설정액(투자원본) 100억원 이상 펀드 10개 중 3개꼴로 증시 상승률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했다. 펀드 성적을 평가하는 기준(벤치마크)으로 쓰이는 코스피200지수가 0.30% 올랐지만 국내 주식형펀드는 0.70% 손실을 입었다. 국내 채권형펀드가 시중금리 하락(채권값 상승) 덕에 2.82%의 수익을 낸 데 비해서도 크게 뒤처졌다.
펀드매니저들은 펀드에서 돈이 계속 빠져나가 운용에 제약이 컸다고 수익률 부진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1700선 근처까지 올라온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인 만큼 2분기도 국내 펀드의 수익률이 큰 폭으로 개선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주식형 환매 1조8800억원
설정액 100억원 이상인 국내 주식형펀드 280개 중 80개가 1분기 코스피200지수 상승률을 밑돌았다. 증시가 박스권 등락을 거듭하면서 업종별로 빠른 순환매가 전개된 데다 펀드에서 환매 행렬이 이어진 탓이다. 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주식형에서 1조8800억원,해외 주식형에서도 1조6700억원이 순유출됐다.
이에 따라 자산운용사들은 분기 말임에도 수익률 관리를 위해 주가를 끌어올리는 '윈도 드레싱'에 나설 여력조차 없는 실정이다. 코스피지수가 3월에만 100포인트가량 치고 올라오는 과정에서도 기관은 1조원 이상 주식을 팔아치우며 주가 상승에 딴지를 걸었다. 양정원 삼성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단 1억원이라도 펀드에서 돈이 들어올 때와 나갈 때 펀드매니저들이 느끼는 운용상 차이는 엄청나다"며 "자금이 조금이라도 들어오면 이 자금으로 시장 상황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치주 · 그룹주펀드 약진
그러나 환매 와중에도 가치주펀드와 그룹주펀드는 비교적 양호한 성과를 냈다. KT 한국전력 등이 연초부터 들썩이면서 가치주펀드들이 주목받았다. 펀드평가업체인 KBP펀드평가에 따르면 중형가치주펀드는 1분기 3.70%의 수익을 올려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을 월등히 앞섰다. 삼성 현대차 등 그룹주펀드도 1.66%로 양호한 성과를 거뒀다.
운용수익률 순위를 보면 '한국밸류10년투자연금1''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1''한국밸류10년투자1' 등 가치주 성격의 펀드들이 상위를 휩쓸었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의 펀드로는 처음으로 '골드만삭스코리아1N'이 선두권에 이름을 올렸으며 'NH-CA대한민국베스트30 C''마이트리플스타A''LS장수기업포커스1A''알리안츠Best중소형(C/A)' 등도 상위 10위권에 자리했다. 한국밸류자산운용의 펀드 2개를 제외하곤 규모가 1000억원 미만인 중소형 펀드들이다.
◆해외 펀드 부진 속 러시아 펀드 선전
해외 주식형펀드는 1분기 내내 '출구전략'에 떨며 연초 이후 0.23%의 손실을 보고 있다. 러시아펀드와 일본펀드가 6% 이상의 수익을 올리긴 했지만 국내 해외 펀드 설정액(48조원)의 60%를 차지하는 중국펀드(19조4000억원)와 브릭스펀드(10조원)가 각각 1.82%,3%대 손실을 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120%에 달하는 '대박'을 터뜨린 브라질펀드는 1분기에 4% 이상 손실을 입었다.
반면 러시아 일본 및 선진국펀드들은 재미를 봤다. 경기 회복 초기 국면인 러시아 증시가 상승랠리를 이어가 러시아펀드는 1분기 해외 펀드 중 가장 높은 11.10%의 수익을 올렸다. 러시아가 포함된 신흥유럽펀드가 7.41%로 뒤를 이었고 동남아펀드(5.53%)도 양호한 수익률을 달성했다. 지난 3년간 '미운 오리' 취급을 받아 온 일본펀드는 1분기 6.58%의 수익률로 원금 회복의 희망을 살렸다.
개별 펀드 중에선 '템플턴이스턴유럽 A'가 14.76%로 1분기 최대 수익률을 기록했고 'KB유로컨버전스A''JP모간러시아A' 등이 뒤를 이었다. 고가 소비재 관련주에 투자하는 '한국투자럭셔리 1(C)'과 글로벌 금융주를 편입하는 '한국투자월스트리트투자은행1(A)'은 11~12%대 수익률로 해외 업종(섹터)펀드 중 최고 수익을 냈다. 그러나 2008년 10월 말 중국 증시 고점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4조원 넘게 끌어모았던 '미래에셋인사이트'는 수익률이 제자리 걸음을 하며 설정일 이후 여전히 21.80% 손실을 보고 있다.
오대정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2분기 해외 펀드는 각국의 출구전략에 따라 펀드 수익률이 크게 출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1분기 중국펀드 수익률이 부진했지만 금리 인상 본격화로 증시가 추가 하락한다면 비중 확대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펀드매니저들은 펀드에서 돈이 계속 빠져나가 운용에 제약이 컸다고 수익률 부진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1700선 근처까지 올라온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인 만큼 2분기도 국내 펀드의 수익률이 큰 폭으로 개선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주식형 환매 1조8800억원
설정액 100억원 이상인 국내 주식형펀드 280개 중 80개가 1분기 코스피200지수 상승률을 밑돌았다. 증시가 박스권 등락을 거듭하면서 업종별로 빠른 순환매가 전개된 데다 펀드에서 환매 행렬이 이어진 탓이다. 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주식형에서 1조8800억원,해외 주식형에서도 1조6700억원이 순유출됐다.
이에 따라 자산운용사들은 분기 말임에도 수익률 관리를 위해 주가를 끌어올리는 '윈도 드레싱'에 나설 여력조차 없는 실정이다. 코스피지수가 3월에만 100포인트가량 치고 올라오는 과정에서도 기관은 1조원 이상 주식을 팔아치우며 주가 상승에 딴지를 걸었다. 양정원 삼성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단 1억원이라도 펀드에서 돈이 들어올 때와 나갈 때 펀드매니저들이 느끼는 운용상 차이는 엄청나다"며 "자금이 조금이라도 들어오면 이 자금으로 시장 상황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치주 · 그룹주펀드 약진
그러나 환매 와중에도 가치주펀드와 그룹주펀드는 비교적 양호한 성과를 냈다. KT 한국전력 등이 연초부터 들썩이면서 가치주펀드들이 주목받았다. 펀드평가업체인 KBP펀드평가에 따르면 중형가치주펀드는 1분기 3.70%의 수익을 올려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을 월등히 앞섰다. 삼성 현대차 등 그룹주펀드도 1.66%로 양호한 성과를 거뒀다.
운용수익률 순위를 보면 '한국밸류10년투자연금1''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1''한국밸류10년투자1' 등 가치주 성격의 펀드들이 상위를 휩쓸었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의 펀드로는 처음으로 '골드만삭스코리아1N'이 선두권에 이름을 올렸으며 'NH-CA대한민국베스트30 C''마이트리플스타A''LS장수기업포커스1A''알리안츠Best중소형(C/A)' 등도 상위 10위권에 자리했다. 한국밸류자산운용의 펀드 2개를 제외하곤 규모가 1000억원 미만인 중소형 펀드들이다.
◆해외 펀드 부진 속 러시아 펀드 선전
해외 주식형펀드는 1분기 내내 '출구전략'에 떨며 연초 이후 0.23%의 손실을 보고 있다. 러시아펀드와 일본펀드가 6% 이상의 수익을 올리긴 했지만 국내 해외 펀드 설정액(48조원)의 60%를 차지하는 중국펀드(19조4000억원)와 브릭스펀드(10조원)가 각각 1.82%,3%대 손실을 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120%에 달하는 '대박'을 터뜨린 브라질펀드는 1분기에 4% 이상 손실을 입었다.
반면 러시아 일본 및 선진국펀드들은 재미를 봤다. 경기 회복 초기 국면인 러시아 증시가 상승랠리를 이어가 러시아펀드는 1분기 해외 펀드 중 가장 높은 11.10%의 수익을 올렸다. 러시아가 포함된 신흥유럽펀드가 7.41%로 뒤를 이었고 동남아펀드(5.53%)도 양호한 수익률을 달성했다. 지난 3년간 '미운 오리' 취급을 받아 온 일본펀드는 1분기 6.58%의 수익률로 원금 회복의 희망을 살렸다.
개별 펀드 중에선 '템플턴이스턴유럽 A'가 14.76%로 1분기 최대 수익률을 기록했고 'KB유로컨버전스A''JP모간러시아A' 등이 뒤를 이었다. 고가 소비재 관련주에 투자하는 '한국투자럭셔리 1(C)'과 글로벌 금융주를 편입하는 '한국투자월스트리트투자은행1(A)'은 11~12%대 수익률로 해외 업종(섹터)펀드 중 최고 수익을 냈다. 그러나 2008년 10월 말 중국 증시 고점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4조원 넘게 끌어모았던 '미래에셋인사이트'는 수익률이 제자리 걸음을 하며 설정일 이후 여전히 21.80% 손실을 보고 있다.
오대정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2분기 해외 펀드는 각국의 출구전략에 따라 펀드 수익률이 크게 출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1분기 중국펀드 수익률이 부진했지만 금리 인상 본격화로 증시가 추가 하락한다면 비중 확대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