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태광비나가 45억달러(5조2000억여원) 규모의 베트남 최대 화력발전소 건설사업에 나선다. 태광비나와 베트남 현지 파트너인 하신코 컨소시엄은 지난 30일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 호텔에서 베트남 공업상공부(MOIT)와 '남딩 석탄화력발전소' 투자사업에 대한 계약추진협정(MOU)을 체결했다. 이날 협정식에는 정경득 태광실업 부회장,박석환 주베트남 한국대사,레 중 꽝 베트남 공업상업부 차관 등이 참석했다.

협정서에 따르면 태광비나 컨소시엄은 하노이에서 남동쪽으로 150㎞ 떨어진 공업도시 남딩에 2021년까지 1,2단계에 걸쳐 2400㎿급 용량의 발전소를 짓게 된다. 컨소시엄 측은 오는 7월까지 사업타당성 조사 결과에 대해 베트남 정부의 심사를 거친 뒤 11월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베트남 정부 및 관련 공기업 등과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본 계약이 체결될 경우 한국 기업의 해외 전력사업 중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가 된다. 사업비 중 30%는 자기자본으로,나머지 70%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해 조달할 방침이다.

남딩 프로젝트는 건설-운영-양도(BOT) 방식으로 진행되며 베트남 정부가 발전소 운영 및 수익을 보장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태광비나는 남딩 발전소 완공 뒤 25년간 운영하며 총 250억달러의 전력을 베트남전력공사에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딩 프로젝트는 발전소 건설뿐만 아니라 발전소 운영 및 유지 등 플랜트 기술 수출까지 합할 경우 120억달러가량의 수출 효과가 예상된다.

회사 관계자는 "태광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동서발전의 운영 관련 노하우 등 100% 국산 전력기술을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베트남은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산업용 공장까지 제한 송전을 할 정도로 심각한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베트남이 해외 민간업체들과 화력발전소 사업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남딩 발전소가 지어지면 공급 능력은 베트남 전체 발전 총량의 18%를 차지하게 된다. 부산시 전체에 공급하는 전력량과 맞먹는다.

레 중 꽝 공상부 차관은 "남딩 발전소 사업이 베트남의 전력수급 문제를 완화시키고 4000여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