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둔 주부 김정화씨(35)는 요즘 자녀 교육 걱정을 덜었다. 학원을 보내지 않고도 인터넷TV(IPTV) 콘텐츠 장터에서 판매하는 영어 · 수학 등 교육 콘텐츠로 자녀가 집에서도 공부를 할 수 있어서다. 몇 번씩 반복 시청이 가능해 학습효과도 기대 이상이라고 했다.

#2.개그맨들의 일상 속 에피소드를 영상에 담은 '김병만의 웃자웃자'는 KT IPTV 콘텐츠 장터에서 지난 한 달 동안 1000명 이상이 클릭했다. 초창기인데도 하루 20~30명이 꾸준히 시청할 정도다.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자 이 콘텐츠를 만든 티브이데일리는 아시아 지역 수출을 추진 중이다.

IPTV 콘텐츠를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IPTV 콘텐츠 장터가 뜨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 같은 IPTV 장터가 개설된 지 한 달 남짓밖에 안됐지만 콘텐츠 수는 물론 이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2월23일 개설된 KT IPTV 장터 쿡TV 오픈숍에는 지금까지 250여개의 동영상 콘텐츠(VOD)가 접수됐으며 이 중 133개가 서비스되고 있다. 음악,다큐멘터리,문화,영화,교육 등의 콘텐츠가 다수를 이루고 있다. 콘텐츠 사업자의 VOD를 포함하면 1만6000여편에 이른다.

IPTV 가입자 수를 감안하면 한 달 만의 성과로는 기대 이상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IPTV 가입자는 KT가 109만2000명,SK브로드밴드 88만명,LG텔레콤 36만3000명이다.

IPTV 콘텐츠 장터는 콘텐츠 회사나 일반인이 IPTV로 볼 수 있는 다양한 장르의 VOD를 올리고 가입자들이 돈을 내고 골라볼 수 있는 앱스토어 같은 오픈마켓이다. 국내 IPTV사업자인 KT,SK브로드밴드,LG텔레콤 등이 최근 콘텐츠 장터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유료 콘텐츠 이용료는 500~4000원 정도다.

SK브로드밴드는 교육업체 대교의 교육 콘텐츠 4000여편을 서비스하고 있으며 교육 엔터테인먼트 관련 10여개 업체와도 협의 중이다.

LG텔레콤은 엠넷,디헤미안 뮤직스쿨,한솔재미나라 등 콘텐츠 사업자들이 550여편의 VOD를 오픈마켓인 홈채널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IPTV 콘텐츠 장터의 이용도 늘고 있다. KT의 경우 지난 한 달 새 콘텐츠 이용 누적 횟수는 7만8400건에 달했다. 무대 뒤 개그맨들의 장기자랑 열전을 담은 '김병만의 웃자웃자',질러 노래교실 등이 인기다. 초 · 중 · 고 방송반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영상물도 호응을 얻고 있다.

VOD 콘텐츠가 아니라 채널을 부여받아 서비스하는 KT의 채널 개방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미 한국직업방송 STB상생방송 등 4개 채널이 지난 2월22일부터 서비스되고 있다. 채널 오픈은 쿡TV에서 번호를 부여받아 채널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채널사용사업자(PP)에는 수익기반이 넓어지고 이용자들은 다양한 방송채널을 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서종렬 KT 미디어본부장은 "IPTV 콘텐츠 장터 사업이 초기인데도 관련 사업자들의 관심이 폭발적"이라며 "개인 개발자나 영세업체도 IPTV 방송물 제작업체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