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은 31일 사고 지역에 강풍주의보와 조수간만의 차가 큰 사리현상까지 겹치자 실종자 탐색 · 구조작업을 전면 중단했다. 해군 해난구조대(SSU) 등 잠수원들이 전날 함미 부분의 좌측 출입문을 여는 데 성공했지만 이날 최악의 기상상태에 직면해 내부 진입을 하지 못했다.

이기식 합참정보작전 처장은 브리핑에서 "실종자 구조작업은 현지 기상 악화로 중단했다"며 "기상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나 작업이 재개될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군에 따르면 이날 사고 지역의 파고는 2.5m로 평상시보다 높고 바닷속 유속은 최대 4노트(시속 7.4㎞)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색대는 바닷물이 잠잠해지는 정조시간대인 오전 9시와 오후 3시 실종자 구조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무위로 돌아갔다. 미군 구조함 살보호(3200t급) 소속 수중대원들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군은 기상상태가 나아지면 전날 확보한 출입문을 통해 실종자 탐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수색대 관계자는 "함미 부분 왼쪽 출입문을 통해 중앙통로 상태를 확인해 보니 물이 가득 차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격실에는 물이 차 있지 않을 수 있어 수색을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속 등 기상조건이 나아지면 잠수사들이 밧줄을 잡고 내려가 함수 내로 진입한다는 방침이지만 수색대원이 물속에서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이 고작 7~8분인 점을 감안하면 구조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전망이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다음 주부터 인양을 위한 준비작업을 하면 선체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인양작업은 선체결박 등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이번 주말께 민간 크레인이 사고 해역에 도착하면 실종자 수색과 인양을 병행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속초함과의 교신일지를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에는 "일지에 군사적인 내용이 많다. 공개하기는 곤란하고 기자들이 의심하는 사안에 대해 설명할 수 있게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신내용에는 사고 원인을 규명할 결정적인 내용은 전혀 없으며 우리도 일지를 통해 유추할 수 있는 것을 찾으려 노력중"이라고 덧붙였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