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와의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후 6년 동안 대(對)칠레 교역 비중이 높아지고 교역액 증가율도 우리나라 전체 교역 증가율을 넘는 추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년간 수출 증가율은 정체상태에 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관세청은 31일 칠레와의 교역 규모가 FTA 발표 전인 2003년 이후 2007년까지 꾸준히 증가하다가 최근 2년간 감소 추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전체 교역 중 칠레가 차지하는 비중은 수입이 협정 체결 전인 2003년 0.59%에서 2009년 0.96%로 증가했고 수출도 2003년 0.27%에서 2009년 0.61%로 늘었다. 한－칠레 FTA 발효 후 양국 간 교역은 6년간 연평균 27.1% 증가율을 기록하며 대세계 교역 증가율 11.9%를 크게 상회했다.

그러나 2008년 이후 교역 규모는 줄어들어 지난해엔 53억3200만달러에 그쳤다. 전년 대비 25%나 줄어든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에다 중국－칠레 및 일본－칠레 등 경쟁국의 FTA 발효로 칠레 수출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관세청의 분석이다.

관세청은 국내 수출기업들이 FTA의 가격 측면 이점에만 안주하지 말고 제품 품질 경쟁력 및 마케팅 등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발생한 칠레 강진으로 칠레 수입의존도가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수급 차질과 국내 물가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